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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학자가 본 BTS 공감력 가치 극대화로 시너지 창출에 성공

PR(public relations·공중관계)은 이해관계자들과 균형적 관계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모색하는 활동이다. 그 활동 결과가 지향하는 바는 사회적 영향력(social impact) 창출이다. 그래서 활동 영역이 여론 관리에서부터 단일 캠페인과 광고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하다. 기존에 우리가 아는 광고가 이미지와 창의성, 그리고 단기적 목표(objective)를 중시한다면 상대적으로 PR은 본질과 진정성, 중장기적 목적(goal)에 더 큰 가치를 둔다. BTS의 커뮤니케이션은 PR을 통해 구현해야 할 이상적인 관계 진화의 과정을 보여주었다. 그 구조는 오른쪽 표와 같이 사회적 영향력을 만들어내는 선순환을 반복하면서 진화해 가고 있다. 이 구조는 세 가지 영역(①새로운 연결의 성과 ②도전적 실험의 확장 ③균형적 이해관계의 구현)으로 나뉜다.
이종혁 교수가 분석한 BTS의 PR커뮤니케이션 구조. 바탕사진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3월20일까지 열리는 ‘CONNECT, BTS’ 전시회 ⓒ시사저널 최준필

공동체의 선한 영향력 주목도 높여

첫 번째가 ‘새로운 연결 영역’이다. 개인이나 조직이 ‘관계 창출’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최상의 가치 중 하나인 차별화된 발전적 커뮤니티 복원(community rebuilding)을 보여주었다. 이미 많은 평가가 있었지만 BTS와 아미(ARMY)의 관계는 PR의 이상적 개념을 현실화시킨 것이다. 커뮤니티 복원이라는 공중 주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통해 상호 이익 극대화, 사회적 가치 추구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BTS가 갖는 본질적 철학에서 출발해 ‘의식 있는 대중문화’로 이어지면서 공동체의 선한 영향력에 관한 주목도를 높였다.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개개인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단순한 팬덤과 차별화된 실천을 모색했다. 여기서 선한 활동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적정한(appropriate) 무엇을 말한다. 화려하고 창의적인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당면한 현실 속에서 필요한 무언가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다. 즉 일상적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면서 본질적인 철학과 무관한 이미지에 의존하는 신비주의는 거부했다. 이는 기존 대중문화의 한계로 지적되었던 스타 산업의 관행에 철저히 저항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이를 채택함으로써 공감력이라는 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 그 결과 커뮤니티 복원과 함께 공중의 의식 회복이라는 커뮤니케이션의 시너지를 창출했다. 두 번째는 ‘도전적 실험 영역’이다. 새롭게 구축하고 형성한 관계와 커뮤니티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관계 발전을 모색하는 영역이다. 이전 성과를 바탕으로 스스로 진화하기 위해 도전적인 실험을 이어가는 것이다. 이를 다른 말로 ‘창의적인 본질 변화’라고 한다. 그 노력의 결과가 바로 ‘관계 기부’다. 공존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중 숨겨져 있던 체인지 메이커 또는 크리에이터에게 자신의 힘을 나누는 역할이 관계 기부다. 자신들이 주인공이 아니라 새로운 주인공을 만들어주는 가교 역할을 실천하겠다는 선한 도전 의지다. BTS는 철학을 공유하는 다양한 체인지 메이커와 크리에이터에게 대중과 공감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도시 현대미술 작가들과 협력하는 글로벌 전시 CONNECT, BTS는 좋은 사례다. BTS의 철학에 공감하는 예술계 크리에이터와 협력해 융합적 콘텐츠를 만드는 실험이다. 참가한 작가들과의 ‘선한 이해관계 확대’를 통해 자신들의 철학을 대중과 나누고 예술적 감수성을 높이는 사회적 가치까지 모색해 볼 수 있다. 도전적 실험으로서 ‘관계 기부’는 단순 협업과 다르게 해석돼야 한다. 세 번째는 균형적 이해관계(interest)다. 균형적이라는 것은 상호 가치를 공유한다는 뜻이다. BTS의 커뮤니케이션은 그동안 개인과 기업 등에서 논의되었던 공유가치(Shared Value) 창출을 위한 사회적 관계의 단계별 접근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해관계자와 이익을 공유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BTS는 아티스트로서가 아니라 그 이상의 소셜 임팩트를 지원하는 아이콘으로 국제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중문화의 새로운 가치가 무엇인지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 그들이 주장하는 좋은 메시지와 선한 영향력은 모든 이해관계자와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는 진정한 공익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기도 하다. 일상 속 실천을 통해 자신들이 만들어낸 사회적 가치를 나누자는 의미다.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면서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를 스스로 발굴하고 확산시켜 나가는 구조 속에서 대중문화는 이전에 보지 못한 의미 생산의 선순환을 가능케 할 수 있다. 다양한 실천을 하는 주체들이 존재감을 발휘하고 그들이 다시 하나로 연결되면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는 공동체 복원이 지속될 수 있을지 지난 몇 년간의 결과만으로 속단할 순 없다. 하지만 BTS가 구축한 관계 기반 생태계와 그 안에서 시도된 도전적 활동은 대중문화와 커뮤니케이션의 결합을 통해 글로벌 공동체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서 공중의 창조적 능력을 확장시켰다. BTS가 보여준 관계 중심의 의미 생태계 구축과 그 확대의 선순환 구조를 이끌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대중문화에서 출발한 듯 보이지만 이제 대중(mass)은 사라지고 공중(public)의 존재감이 회복된 공동체가 등장했다. 그리고 철학을 공유한 공중이 중심이 되어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것만으로도 대단하지만 그 순환이 계속될수록 결국 BTS가 추구하는 중심 철학의 크기와 깊이는 더해져야 할 것이다. 그만큼 어려운 철학 과제 앞에 놓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의 선순환’을 이미 돌렸으니 그 난해한 철학조차 그들에게는 행복한 과제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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