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대약진’, 이준석 ‘약진’, 이재명 ‘보합’, 안철수·안희정 ‘추락’
전화위복(轉禍爲福). 올해 김경수(52) 경남지사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다. 김 지사는 2018년 시사저널 차세대 리더 정치 분야 조사에서 당당히 1위(17.0%)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0.6%의 지목률로 공동 21위에 불과한 초선 의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급상승이다.시사저널은 2008년부터 전문가 조사를 통해 한국의 내일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라는 연중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시사저널이 1989년 창간 이후 29년째 이어온 최장기 연중기획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미래 버전, 즉 ‘누가 한국을 움직일 것인가’라는 전망인 셈이다. 올해 조사는 칸타퍼블릭(옛 미디어리서치)과 함께했다. 칸타퍼블릭은 국내 최대 여론조사 전문기관으로서 2000년 이후 전문가 집단을 꾸준히 데이터베이스화하며 본지 조사의 공신력을 높이고 있다. 이번 조사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국내의 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활동가·문화예술인·종교인 등 10개 분야 전문가 각 100명씩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차세대 리더 조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예술·스포츠 등 총 4개 부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차세대 인물을 묻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차세대 리더’의 조건은 50대 이하(1960년 이후 출생) 인사들로 한정했다.
정치인에게 선거는 권투선수의 링이나 마찬가지다. 링에 오르지 않으면 결코 챔피언이 될 수 없다. 선거에 나서길 머뭇거리는 정치인이 대중의 사랑을 받기는 어렵다. 객관적으로 김 지사는 초선 의원에 불과했다. 공식적인 정치 행보는 20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것이 전부.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곁을 마지막까지 지켰고,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동했지만, 독자 행보는 거의 없었다. 그는 경남 김해에서 어렵게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간곡한 당의 요청을 뿌리치지 않았다. 김 지사는 국회의원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독배(毒杯)가 될지도 모를 험지(險地) 출마를 선택했다. 그리고 승리했다. 결과적으로 그의 정치 주가는 더욱 치솟았다.
드루킹 연루 의혹은 극적 효과를 가미했다. 김 지사는 경남지사 출마 선언 직전 드루킹 연루설에 휩싸였다. 허익범 특별검사팀까지 출범하며 김 지사를 옥죄었다. 역경은 정치인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것일까. 김 지사는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해 ‘선거 불패’의 난적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를 꺾고 영남에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드루킹 연루 의혹으로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는 오히려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지방선거에서 막판까지 치열한 승부를 거쳐 승리했다. 극적 효과가 더해지면서 김 지사는 민주당 승리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동시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김 지사의 정치적 자산은 친노·친문 진영에 있다. 그는 친노·친문 진영의 적통(嫡統)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인기에 고무된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 현재 대한민국 정치 시장의 ‘큰손’이다. 이들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빈자리로 변화한 정치 지형을 예의주시하며 문 대통령을 굳건히 지켜줄 차기 리더를 물색했다. 이들의 레이더망은 김 지사로 좁혀졌다. 드루킹 특검의 역경을 딛고 영남 지역에 깃발을 꽂은 행보 또한 극적 요소가 다분했다. 진중한 언행에 묵묵히 주어진 역할을 다하며 당내에서 책임감과 헌신성 또한 인정받았다. 대중은 여전히 잇속 계산에 몰두하지 않고 희생을 감수하며 몸을 던지는 정치인에게 감동한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정치적 위상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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