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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은 2008년부터 전문가 조사를 통해 한국의 내일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라는 연중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시사저널이 1989년 창간 이후 29년째 이어온 최장기 연중기획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미래 버전, 즉 ‘누가 한국을 움직일 것인가’라는 전망인 셈이다. 올해 조사는 칸타퍼블릭(옛 미디어리서치)과 함께했다. 칸타퍼블릭은 국내 최대 여론조사 전문기관으로서 2000년 이후 전문가 집단을 꾸준히 데이터베이스화하며 본지 조사의 공신력을 높이고 있다. 이번 조사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국내의 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활동가·문화예술인·종교인 등 10개 분야 전문가 각 100명씩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차세대 리더 조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예술·스포츠 등 총 4개 부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차세대 인물을 묻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차세대 리더’의 조건은 50대 이하(1960년 이후 출생) 인사들로 한정했다.

ⓒ LG제공·연합뉴스



2위. 구광모(41) LG 회장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해 10위에서 올해 2위로 순위가 급상승했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영면에 들면서 올해 6월29일 회장직을 물려받은 영향으로 보인다. 올라간 순위나 직급만큼 그를 둘러싼 상황도 많이 바뀌었다. 기존 경영수업에 매진하던 오너가(家) 3세에서 70개 계열사를 거느린 연매출 160조원의 글로벌 기업을 이끌어가야 하는 위치가 된 것이다. 그만큼 어깨도 무거워졌다. 급선무는 경영능력을 인정받는 것이다. 구 회장은 경영수업을 받던 시절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아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행히 LG그룹 주요 계열사는 호실적을 내는 등 순항 중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매출 60조원을 돌파했고, LG화학과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사드 악재에도 최대 경영실적을 냈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공식 일정을 분주하게 소화하며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나섰다.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미래사업’이다. 첫 행보도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그룹 성장동력인 연구·개발(R&D) 분야를 점검했다. 4조원이 투입된 ‘융복합 R&D 클러스터’ LG사이언스파크에는 LG그룹 8개 주요 계열사 연구인력 1만7000여 명이 집결해 있다. 구 회장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구상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로봇, 전장사업 등 신사업 추진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연구·개발의 산실이다. 구 회장은 미래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회장 취임 직후인 7월 국내 산업용 로봇제조 전문업체 로보스타 경영권 인수에 800억원을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LG전자가 지난해부터 ‘미래 먹거리’ 로봇사업에 투자해 온 금액 중 가장 큰 액수다.


3위. 최태원(59) SK그룹 회장

차세대 리더 3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켰다. 최 회장은 최근 왕성한 경영 활동을 전개해 왔다. 특히 신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에 과감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8월 반도체 부문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SK실트론(전 LG실트론)을 인수했고, 올해 5월에는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도시바는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로 표현한다.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원천기술을 보유한 회사인 데다,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그동안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월 한국과 미국 일본 기업 연합이 총 2조 엔을 들여 도시바 메모리 지분을 인수했다. 이중 SK는 3950억엔을 투자한 만큼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반도체사업을 강화한 최 회장은 최근 ‘포스트 반도체’로 제약·바이오와 모빌리티 사업을 지목하고 사업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 신약 출시와 함께 SK바이오팜의 상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최 회장이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으로 꼽은 차량공유 서비스와 자율주행차 사업도 한층 가속이 붙고 있다. 최고의 호황기를 지나는 반도체 사업 너머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노바티스와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원료의약 사업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또 미래 모빌리티를 SK의 5대 중점 육성 분야 중 하나로 선정하고 향후 3년간 5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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