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의회의 집행부 감싸기가 도를 넘었다. 부천시 산하기관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장악하기 위한 시청 공무원의 ‘성추행 사주’ 의혹이 불거지면서 그에 따른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내부에선 오히려 성추행 사주 피해 기관인 만화영상진흥원 해체까지 거론된다. 이들이 관련 사태에 침묵으로 일관한지 2주만이다. 이에 본연의 집행부 견제 기능을 외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당장 해당기관과 중앙정치권이 발끈하는 등 또 다른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9월 5일 지역정가 등에 따르면, 9월 4~12일 제230회 부천시의회 제1차 정례회의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행정사무감사에서 해당 출연기관 해체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시의원 A씨는 “만화진흥원 해체 이야기가 나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말이 개인 차원에서 나온 것이지 논의 차원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 의원 B씨도 “공식적으로 나온 것은 아니다. 휴식 시간에 모인 자리에서 이렇게 시끄러우면 차라리 없는게 좋겠다고 지나가는 말로 들었다”라고 했다. 만화진흥원 측도 조직 해체설을 주장하고 나섰다. 만화진흥원 관계자는 “정아무개 시의원이 만화진흥원은 필요없는 조직이다. 해체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걸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시 출연기관 해산은 지방의회 몫이 아니다. 해당 출연기관 이사회 의결사항이다.
지방자치단체 출자 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은 제24조이 규정한 출자출연기관 해산사유는 ▲출자기관에 대한 자치단체의 지분이 100분의10 미만 ▲설립목적 달성, 기간 만료 ▲합병, 파산 ▲법원의 명령 ▲민영화 추진 대상 등이다.
해당기관 정관에서도 이사회 의결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정관 제39조도 “진흥원을 해산코저 할때에는 재적이사 3분의 2가 찬성하고 시장의 승인을 얻어 허가권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법률개정 사항을 지방의회 의원이 쥐락펴락 하겠단 얘기다. 이에 해당기관은 시의원의 전횡이라며 성토했다. 만화진흥원 관계자는 “출연기관 해산은 이사회 의결사항으로 시의원이 이래라 저래라 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어긋난 월권이고 망상”이라고 했다. 중앙 정치권에서도 문제의 시의원을 신랄히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원혜영(부천 오정) 국회의원은 “어찌해서 시의원의 입에서 그런 망발이 나왔는 지 모르겠다”며 “다시는 시의원 제멋대로 출연기관 해체론 운운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반면 해당 시의원인 정아무개씨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