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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영상진흥원 긴급이사회장서 관련자 파면, 부서해체 요구 빗발

 만화계가 부천시 공무원의 ‘성희롱 사주’로 발칵 뒤집혔다. 관련 녹취파일의 실체를 접하고 난 뒤 일제히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직원에게 성희롱 자작극을 종용한 ‘셀프 미투’의 민낯이었다. 공직사회에 결코 있어선 안될 희대의 사태라는 반응 일색이다. 특히 출연기관장 퇴출에 동원됐다는 점에서 온갖 비난이 쏟아졌다. 관련자 파면과 부서 해체를 요구하며 부천시와 전면전 양상이다. 원로작가들도 주무부서 과장의 전횡에 경찰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성희롱 사주 녹취파일 공개…진흥원 임직원 “온 몸에 소름끼쳐”

 8월 28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비즈니스센터 5층 세미나실에서 임원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이사회가 열렸다. 김용범 부천시 문화국장도 당연직 이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시 만화애니과 직원 2명도 배석했다. 이날 회의는 안종철 원장 사임 후속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화제의 중심은 단연 시청 공무원의 ‘성희롱 사주’ 사태였다. 당장 관련 녹취파일이 공개되자 임원 모두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반신반의 했던 성희롱 자작극이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해당 파일에는 앞서 시사저널이 8월 23일 보도한 시 만화애니과 최아무개 과장의 성희롱 사주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 기사 참조) 직원을 꾀어 기도한 성희롱 자작극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한 지방사무관이 설계한 소위 ‘셀프 미투’인 셈이다. 녹취파일이 공개되자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우선 여성 임원들의 성희롱 사주 힐난이 쏟아졌다.  A 이사는 “언론보도 내용을 음성파일로 직접 확인하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며 “당장 해바라기센터 같은 여성폭력피해지원센터에 신고하고, 진흥원 차원에서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라고 했다. B 이사도 “얼마나 더럽게 살았으면 서슴없이 그런 말(성희롱 사주)을 할 수 있는 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 같은 사람은 백 번, 천 번 곱씹어봐도 도저히 입 밖에 낼 수 없는 말”이라고 했다. 배석한 진흥원의 한 직원도 “현장에서 녹취파일을 들으면서 손, 발이 바르르 떨려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8월 28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긴급이사회가 열린 비즈니스센터 5층 세미나실 입구 모습. @김종일 기자
   

“모든 갈등의 원천은 만화애니과”…관련자 파면, 부서해체만이 해법

 이후 비난의 화살은 관련자와 해당부서를 향했다. 최아무개 과장 파면과 시 만화애니과 해체 요구가 빗발쳤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김동화 이사장은 “이런 더러운 공무원은 난생 처음 접해 황당하기 이를데 없다”며 “44년간 글을 쓰고 만화를 그려왔지만 이런 인간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지금도 도저히 찾을 수 없어 답답할 지경”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시청 과장 한 명이 없어진다고 수습될 건 아니다”라며 “그동안 출연기관인 우리 진흥원과 시 집행부 사이에 노출된 모든 갈등과 문제의 원천은 최아무개 과장과 만화애니과에 있는 만큼 그의 파면과 부서해체만이 해결방안”이라고 성토했다. 원로작가들도 이런 시의 전횡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을 지낸 C씨는 “어찌 한낱 시청 과장의 오만함이 진흥원 여직원에게 성추행을 사주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는가”라며 “책임자 문책과 만화애니과 해체, 더 나아가 경찰과 검찰 수사에서 모든 것을 밝힐 것을 요구하며, 만일 이번 사태가 분명히 밝혀지지 않는다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행동에 나설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반면, 이날 김용범 시 문화국장은 “시가 잘못했지만, 만화진흥원 내부의 균열 문제가 우선돼야 하고, 좀 더 두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자, 임원진들로부터 “자꾸 본질을 흐리지 마라”는 빈축을 산 것으로 전해져 이번 ‘부천시 공무원 성희롱 사주 사태​’도 일파만파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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