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사계획서 임의 작성…퇴직공무원 재취업 공작설 의혹 제기
감사인력 10명 투입…문서 외부유출 등 조사
이날 부천시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시는 8월 22~31일 출연기관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실시중이다. 투입인원은 3개 반(공무원 8명, 심리 및 법률상담가 각 1명) 10명이다. 이들은 주로 ▲인사 및 조직운영 ▲개인정보 등 보안관리 ▲기타 부적정한 업무처리 등을 들여다 볼 예정이다.특감 1주 후 행감 증인출석…기관장 표적감사 의혹
하지만 감사 시기를 놓고 각종 의혹이 쏟아진다. 우선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직전 이뤄진 점이 지적된다. 시의회는 내달 4~12일 의회운영, 재정문화, 행정복지, 도시교통위원회 등 4개 상임위별로 감사위원회를 꾸려 올해 첫 행정사무감사에 돌입한다. 대상은 시 본청 및 사업소, 행정복지센터, 부천도시공사, 시 출연기관 등이다. 출연기관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역시 그 명단에 올랐다. 해당 기관장인 안종철 원장도 행감 증인으로 채택돼 있다. 이에 따라 내달 7일 재정문화위원회에 출석해야 한다. 결국 특감 후 1주일 지나 다시 의회 행감을 받을 판이다. 이를 두고 안 원장을 겨냥한 표적감사란 의혹이 나온다. 이른바 안 원장 퇴출을 위한 원 포인트 감사란 얘기다. 만화업계 한 종사자는 “시가 안 원장으로 하여금 1주일 사이로 특감과 행감을 연이어 받도록 서둘러 예정에 없던 특별감사까지 끼워넣은 건 원장 교체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시는 조직 내부의 기강 확립 차원이라며 선을 그었다. 시 감사관실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최근 해당기관 직원의 문서 외부유출에 따른 경찰 고발 건으로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조직의 안녕도 함께 꾀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부천시, 특감계획서 임의작성 후 서명 강요
감사 착수 과정에서도 석연찮은 모습이 발견된다. 시는 7월 25일 만화진흥원 특감을 위한 첫 시도에 나섰다. 이날 특감실시계획서를 작성해 장덕천 부천시장과 만화진흥원 김동화 이사장 앞으로 보낼 예정이었다. 발신자는 만화진흥원 이석민 감사로 했다. 하지만 정작 이 감사는 이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다. 당사자도 모르는 새 특별감사계획서가 꾸며진 셈이다. 이후 시 만화애니과는 이 감사에게 발신자 서명을 요구했다. 이에 이 감사는 영문을 모르겠다며 서류를 돌려보냈다. 이석민 감사는 “시에서 관계서류를 이미 다 작성해 온 후에 무조건 서명란에 사인만 할 것을 주문했다”며 “하지만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어 구체적으로 확인한 뒤 결정하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그러자 시 만화애니과는 또 다른 시도에 나섰다. 이번엔 발신자를 장덕천 시장으로 바꿔 서류를 새로 꾸몄다. 결국 새 계획서에 따라 만화진흥원 특감은 22일 시작됐다. 이와 관련해 시 만화애니과는 직접적인 대응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시 만화애니과 관계자는 “이번 만화진흥원 특별감사계획서 작성에 대해 대답할 위치가 아니다”라며 “과장 수준에서 응대할 사안”이라고 했다. 반면 해당 부서장인 최아무개 과장은 8월22~28일 휴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관 기관(만화진흥원) 감사기간(22~31일)과 일정이 겹치는 셈이다.원장 교체는 퇴직자 보은인사用?
이런 일련의 과정은 보은인사로 귀결된다는 분석도 있다. 소위 퇴직공무원 재취업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란 지적이다.공직사회 일각에선 안 원장 교체 후 시나리오까지 나돈다. 내년 7월 퇴직하는 시 문화국 A씨(4급)의 내정설이 파다하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관계자는 “2016년 시 만화애니과가 신설되면서 최 과장이 그 자리를 꿰차는데 A씨의 공이 컸다”며 “그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최 과장이 A씨를 만화진흥원장으로 만들기 위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안종철 원장 찍어내기에 열을 올리는 것 같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