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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계획서 임의 작성…퇴직공무원 재취업 공작설 의혹 제기

부천시가 8월 22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특별감사에 나섰다. 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불과 보름여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12만여 명이 성황을 이룬 제21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폐막된 지 3일 만이다.  또 감사서류 발신자까지 바꿔 무리하게 추진해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해당 기관장 찍어내기용 표적감사란 의혹이 공공연히 나돈다. 당장 내년 퇴직을 앞둔 고위 공무원이 차기 원장으로 거론되는 판이다.  
부천시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벌이고 있다. @김종일 기자
   

감사인력 10명 투입…문서 외부유출 등 조사

 이날 부천시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시는 8월 22~31일 출연기관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실시중이다. 투입인원은 3개 반(공무원 8명, 심리 및 법률상담가 각 1명) 10명이다. 이들은 주로 ▲인사 및 조직운영 ▲개인정보 등 보안관리 ▲기타 부적정한 업무처리 등을 들여다 볼 예정이다.  

특감 1주 후 행감 증인출석…기관장 표적감사 의혹

 하지만 감사 시기를 놓고 각종 의혹이 쏟아진다. 우선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직전 이뤄진 점이 지적된다.  시의회는 내달 4~12일 의회운영, 재정문화, 행정복지, 도시교통위원회 등 4개 상임위별로 감사위원회를 꾸려 올해 첫 행정사무감사에 돌입한다. 대상은 시 본청 및 사업소, 행정복지센터, 부천도시공사, 시 출연기관 등이다. 출연기관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역시 그 명단에 올랐다. 해당 기관장인 안종철 원장도 행감 증인으로 채택돼 있다. 이에 따라 내달 7일 재정문화위원회에 출석해야 한다. 결국 특감 후 1주일 지나 다시 의회 행감을 받을 판이다. 이를 두고 안 원장을 겨냥한 표적감사란 의혹이 나온다. 이른바 안 원장 퇴출을 위한 원 포인트 감사란 얘기다. 만화업계 한 종사자는 “시가 안 원장으로 하여금 1주일 사이로 특감과 행감을 연이어 받도록 서둘러 예정에 없던 특별감사까지 끼워넣은 건 원장 교체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시는 조직 내부의 기강 확립 차원이라며 선을 그었다. 시 감사관실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최근 해당기관 직원의 문서 외부유출에 따른 경찰 고발 건으로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조직의 안녕도 함께 꾀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부천시청 청사 전경 @부천시


부천시, 특감계획서 임의작성 후 서명 강요

 감사 착수 과정에서도 석연찮은 모습이 발견된다. 시는 7월 25일 만화진흥원 특감을 위한 첫 시도에 나섰다. 이날 특감실시계획서를 작성해 장덕천 부천시장과 만화진흥원 김동화 이사장 앞으로 보낼 예정이었다. 발신자는 만화진흥원 이석민 감사로 했다. 하지만 정작 이 감사는 이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다. 당사자도 모르는 새 특별감사계획서가 꾸며진 셈이다.  이후 시 만화애니과는 이 감사에게 발신자 서명을 요구했다. 이에 이 감사는 영문을 모르겠다며 서류를 돌려보냈다. 이석민 감사는 “시에서 관계서류를 이미 다 작성해 온 후에 무조건 서명란에 사인만 할 것을 주문했다”며 “하지만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어 구체적으로 확인한 뒤 결정하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그러자 시 만화애니과는 또 다른 시도에 나섰다. 이번엔 발신자를 장덕천 시장으로 바꿔 서류를 새로 꾸몄다. 결국 새 계획서에 따라 만화진흥원 특감은 22일 시작됐다. 이와 관련해 시 만화애니과는 직접적인 대응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시 만화애니과 관계자는 “이번 만화진흥원 특별감사계획서 작성에 대해 대답할 위치가 아니다”라며 “과장 수준에서 응대할 사안”이라고 했다. 반면 해당 부서장인 최아무개 과장은 8월22~28일 휴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관 기관(만화진흥원) 감사기간(22~31일)과 일정이 겹치는 셈이다.  

원장 교체는 퇴직자 보은인사用?

 이런 일련의 과정은 보은인사로 귀결된다는 분석도 있다. 소위 퇴직공무원 재취업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란 지적이다.공직사회 일각에선 안 원장 교체 후 시나리오까지 나돈다. 내년 7월 퇴직하는 시 문화국 A씨(4급)의 내정설이 파다하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관계자는 “2016년 시 만화애니과가 신설되면서 최 과장이 그 자리를 꿰차는데 A씨의 공이 컸다”며 “그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최 과장이 A씨를 만화진흥원장으로 만들기 위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안종철 원장 찍어내기에 열을 올리는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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