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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종목 지정' 동일철강의 장인화 회장은 회사 정상화가 급선무"

 내년 3월 초 치러질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 바람을 주도해 온 박수관(67) 와이씨텍 회장이 11월16일 고향인 전남 여수시를 찾았다. 박 회장은 여수시청 기자실을 들러 '돌산 회타운 유원지 사업'을 포기하는 발언을 했다. 이 사업은 2만여㎡에 달하는 부지에 공원과 인도교, 해수사우나, 회타운, 유스호스텔, 연회장 등을 건립해 여수를 대표하는 수변 문화 관광지로 개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박 회장이 대표로 있는 (주)정산개발은 지난해 12월 돌산회타운 유원지 조성을 위한 55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여수시와 체결했고 2019년까지 1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입해 개발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여수에서는 이 사업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틈 날 때마다 불거졌다. 지난해 9월 공모에서 탈락한 경쟁업체는 3배나 되는 사업비를 제안하고도 우선협상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했다며 최근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청와대와 대검찰청에 제출했다. 박 회장이 '돌산 회타운 유원지 사업'을 포기한 결정적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특혜 의혹'이 지난 10월부터 부산 지역 경제계에도 크게 확산됐다는 점이다. 이를 견디지 못한 듯 박 회장은 여수 프로젝트 포기를 선언한 지 보름 만인 11월30일 부산상의 회장 출마의 뜻도 접었다. 그는 사퇴의 변에서 "이달(11월)들어 흑색선전이 더 심해졌다. 부산 경제계가 지역과 친소에 따라 양분하는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흑색선전은 '현 정권과 가까워 청와대로부터 내정받았다' '전라도 출신이 부산 경제계 수장이 되려고 한다' 등의 내용이었다.  
부산상공회의소 모습 ⓒ 부산상의 제공 자료사진
  

박수관 회장 사퇴에 '친여권 인사 선수교체설' 파다

​문제는 그의 퇴진 발표를 기다렸다는 듯 터져 나온 '선수 교체설'이다. 대타로 거론된 인물은 동일철강 장인화(55) 회장이다. 장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고 10년 후배로, 박수관 회장과 함께 친여권 인사로 분류되는 경제계 인물이다. 박 회장의 사퇴 발표 즈음, 지역 경제계에는 부산상의 회장 출신인 경제계 원로가 박 회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장 회장 출마를 돕고 있다는 얘기가 퍼졌다. 이른바 '대리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시나리오대로 진행될 거라며 '사전 기획설'도 난무하고 있다. 지역 언론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경선 구도가 확실시되던 지난 6월부터 이를 경계하는 내용을 담은 기사를 내보냈다. 소문대로라면 동일철강 장 회장은 조만간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등판은 박 회장이 우려한 지역 경제계의 분열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사퇴 선언을 한 박 회장의 '지연'을 둘러싼 흑색선전이 문 대통령과 얽힌 '학연' 등으로 비화될 것은 불문가지다.   


"장인화 회장, 불출마 선언하는 게 지역경제 도움" 

 특히 장 회장이 이끌고 있는 기업 가운데 대표로 있는 동일철강의 재무상태는 한마디로 위기 국면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동일철강은 최근 몇년동안 연속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3월18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들어 단기차입금이 증가해 부채 총계가 800억원을 돌파했고, 총포괄손실금이 확대돼 누적 결손금은 140억원을 넘었다. 지난 2013년 대표이사 자리를 내려놓았다가 2016년 10월 다시 대표로 복귀해 동일철강을 이끌고 있는 장 회장의 입장에서는 경영에 전념해 위기에 놓인 회사를 정상화해야 하는 절박한 시점이다. 회사의 이런 상황을 감안한다면, 50대의 장 회장이 제23대 부산상의 회장으로 선출된 뒤 동일철강의 경영 정상화를 이뤄낸다 해도 그 결과를 회사 임직원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시민은 많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현 정권이 내년 지방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 측 캠프에서 자문단으로 활동하던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BNK금융지주 회장으로 내려보내는 등 지역경제계를 장악하기 위한 '단추 끼우기' 작업에 들어갔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지역경제계에서는 '현 정권에 기대어 부산에 선물보따리를 많이 가져와야 한다'는 기능론을 설파하는 인사들도 없지 않다. 하지만 지난 정권의 교체 과정에서 이런 정치논리에 치우친 기능론은 한갖 일부 기득권자의 '배 채우기' 명분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더욱이 상공회의소 회장직은 상공인의 화합을 다지고 상공계의 발전을 도모하는 명예직 봉사의 자리라는 존재 이유를 떠올린면 이런 '정치 논리'는 더욱 가당치 않다. 이런저런 상황을 종합해 본다면 허용도·김성태 등 다른 후보의 유불리를 떠나 장 회장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출마설에 대해 하루 빨리 명확하게 선을 긋고 부산 경제를 위해 회사 정상화에 힘을 쏟아 줄 것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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