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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의, 회원사들 회비 액수 따라 투표권 더 많이 주는 '금권선거'
회원사 5000곳 중 선거권 60% 가량…회비 체납 '투표권' 없어
부산상의의 회원사는 5000여 업체에 달한다. 이 가운데 3년만에 돌아오는 올해 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회원사는 2900여개사다. 전체 회원사 중 40% 가량이 회비를 제대로 내지 않아 투표권을 갖지 못한 탓이다. 전체 투표권 수는 선거권 회원수의 3배에 가까운 8000표 가량이다. 선거권 회원수와 투표권 수량이 다른 것은 회비 액수에 따라 투표권을 더 많이 주는 부산상의의 독특한 '금권(金權) 선거' 관례 때문이다. 연간 회비 50만원을 내는 임의 회원사는 원칙적으로 회장 및 의원 선거에서 투표권 1표를 갖는다. 하지만 연회비를 더내면 투표권을 더 행사할 수 있다. 연회비 500만원 이하의 회원은 50만원에 1표, 600∼1000만원을 내는 기업은 100만원당 1표, 1500만원 이상 회사는 500만원당 1표씩 더 많은 선거권을 갖는다. 연회비 8000만원 이상을 낼 경우 최대 30표를 행사할 수 있다. '부산상공회의소법'에 정해진 이같은 규정은 특정 회장 후보가 회비 대납을 통해 회원들을 매수해 과열 선거를 부추길 수 있는 독소 조항이지만, 지금껏 관례대로 선거 때마다 악용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신규 회원가입 마감을 앞두고 한두달 사이에 100건이 넘는 업체가 임의 회원 자격으로 무더기로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후보들의 표 매수에 따른 것이란 지적이 일기도 했다. 연매출 100억원이 넘는 당연 회원과 특별회원에 대한 투표권수 계산은 다소 복잡하다. 당연 회원들에 대한 회비는 부가가치세법에 규정된 매출세액에 1000분의 2.25를 곱한 금액이다. 이같은 계산법에 따르면, 비아이피 회장으로 등재돼 있는 조성제 현 부산상의 회장의 투표권은 18표다. 차기 회장으로 내정돼 있는 허용도 태웅 회장은 25표, 경쟁 후보였던 장인화 동일철강 회장은 18표다. 연간 회비가 8000만원 이상으로 최대 투표권(30표)을 갖는 회원사는 세운철강(회장 신정택)·대한제강·르노삼성·롯데쇼핑부산점·부산도시가스·부산은행 등 6개사다.부산 대표 기업 6개사 30표씩…무투표 관행에 선거 일정 '겉치장'
이들 6개사 가운데 매출규모에서 '톱 3'는 르노삼성·부산은행·한진중공업이다. 2016년말 기준으로 르노삼성의 연매출은 6조2억여 원, 부산은행 4조9127억여 원, 한진중공업 2조8132억여 원 등이다. 오랫동안 부산 경제계를 대표해 왔던 한진중공업은 조선업계의 불황으로 로노삼성과 부산은행에 비해 크게 쪼그라든 형편이다. 이들 6개사 이외에 리노공업(대표 이채윤), 윈스틸(대표 송규정), 동일고무벨트(대표 문승필), 디알액시온(대표 이효건), 와이씨텍(대포 박수관), 동신유압(대표 김지), 바이넥스(대표 이백천), 명진TSR(대표 조용국), 영광도서(대표 김윤환), 동진기공(대표 강동석), 대륙금속(대표 박수복) 등이 16표 이상의 투표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예년처럼 상공의원이나 회장 선출이 선거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상의 회원 누구라도 끝까지 경선을 주장할 경우, 이를 막을 길은 없다. 한편 회장 선출 과정에서 과열 현상을 빚던 부산상의는 지난 1월26일 의원 간담회를 열어 허용도 태웅 회장과 장인화 동일철강 회장 2명을 놓고 단독 후보 추대를 위한 투표를 실시, 허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9일 선출되는 상공의원 가운데 5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 허 회장 제23대 부산상의 회장으로 입후보하게 되고, 의원간담회 결정대로 다른 후보의 등록이 없을 경우 무투표 당선돼 바로 3년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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