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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회견보단 대담 형식”…한동훈 “더 말하지 않겠다”
비윤계는 “김 여사, 사저 가는 방식 등 더 센 조치 택해야”

‘윤석열-한동훈 대충돌’의 근본 원인은 ‘김건희 리스크’다. 쪼개서 보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는 양측의 의견이 일치한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2월 국회 때 재표결될 가능성이 큰 김건희 특검법 처리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부결시켜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3년 12월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3년 12월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관건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에 대한 대응 방향이다. 한 위원장은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사과 등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윤 대통령은 명품가방 논란이 불거진 이래 지금까지 한 번도 직접 의견을 피력한 적이 없다. 1월23일 ‘서천 회동’ 이후 한 위원장이 “제 생각은 이미 충분히 말씀드렸다”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언급 자체를 피했지만, 기존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확전을 피하겠다는 것이지 생각을 바꾼 게 아니라는 뜻이다.

여론 지형도 윤 대통령에게 불리하다.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1월21일부터 이틀간 YTN의 의뢰를 받아 윤 대통령의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한 입장 표명 필요성을 물은 결과, ‘필요하다고 본다’는 응답이 69%로 집계됐다.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보수층에서 56%, 중도층에서 77%, 진보층에서 85%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에 윤 대통령이 이르면 이달 말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대통령실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 등 지상파 방송과의 대담 형식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신년 국정 운영 구상을 밝히면서 김 여사 관련 논란에 대해서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겠다는 구상이다. 

취재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김 여사 관련 논란에 대한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국민 여론도 점차 수그러들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논란은 의도적인 ‘함정 몰카’ 공작이고, 이런 공작에는 정부의 국정 운영을 흔들려는 의도가 있다는 데 방점을 찍겠다는 것이다. 

입장 표명으로 윤 대통령이 이른바 ‘디올백 리스크’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해명’보다는 ‘사과’라는 더 진전된 태도와 메시지가 있어야만 성난 민심을 달랠 수 있다는 분위기도 상당하다. 특히 중도층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수도권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이런 요구가 많다.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한 위원장의 선택도 달라질 수 있다.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김 여사가 서초동) 사저로 가는 것, 잠시 외국에 나가 있겠다는 정도를 하고 나오면 이 국면이 뒤집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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