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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거침없이 하라’ 신호 보내” 발언에…대통령실 “그런 적 없어”
‘당무개입 오해’ 경고…김기현 “바람직하지 않아” 이준석 “말실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0월31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55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0월31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55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당 안팎으로 고립된 모양새다. 당내 주류의 ‘총선 불출마·험지출마’ 촉구 등 혁신위의 행보에 윤석열 대통령이 힘을 실어줬다고 발언, 대통령의 당무개입 논란을 촉발시키면서다. 인 위원장의 발언에 대통령실은 “그런 적은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인 위원장은 지난 15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제가 여러 사람(윤 대통령 측근)을 통해서 (대통령을) 뵙고 싶다고 했는데,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연락이 온 건 아니고 돌아서 온 말씀이 ‘만남은 오해의 소지가 너무 크다, 그냥 지금 하는 것을 소신껏 끝까지 당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고 전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즉각 선 긋기에 나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측에서 혁신안에 힘을 실어줬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 “그런 것은 없었다”며 “(혁신위는) 당에서 알아서 하시는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 측에선 혁신위에 당무개입 여지의 발언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김기현 대표도 인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비쳤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당무에 개입하지 않고 있는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인 위원장을 져격했다. 그러면서 본인을 둘러싼 총선 불출마·험지출마 압박에 대해 “당대표의 처신은 당대표가 알아서 결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체제가 1~2주 내에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던 이준석 전 대표도 인 위원장의 발언에 질타를 쏟아냈다. 그는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인 위원장이 말실수를 했다”며 “인 위원장의 말이 사실이라고 하면 지금 여당의 혁신위가 했던 많은 일들이 대통령실의 지시로 이뤄졌거나, 아니면 교감 하에 이뤄졌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의 당무개입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지금 큰 틀의 문제가 당이 입법부로서 독립적인 기능을 하기 보다는 결국 용산에 종속된 조직인 것처럼 움직이기 때문”이라며 “혁신안마저도 어쩌면 대통령실에서 내린 것처럼 만들어버렸으니 기름을 끼얹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게 만약 뒤에 큰 힘없이 하고 있으면 그냥 (인 위원장의) 공갈이고, 만약 (윤 대통령의) 힘이 담보돼 있으면 당무 개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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