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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선 패배에 “절망·울분” 등 임용 후 복수의 정치 성향 글 게재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에 징역 6개월 실형 선고하면서 논란 점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10월6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이는 1988년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 낙마 이후 두번째 사례로, 35년 만의 대법원장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 연합뉴스
정치적 견해를 담은 게시물을 SNS에 올려 논란이 된 박병곤(38·사법연수원 41기) 판사에게 대법원이 '엄중 주의' 처분을 내렸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16일 입장문을 통해 "해당 법관이 임용 후 페이스북에 게시한 일부 글 중 정치적 견해로 인식될 수 있는 부분에 관해 소속 법원장을 통해 엄중한 주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행정처는 "법관징계법, 법관윤리강령,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 권고 의견 등의 위반 여부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대다수가 외부 위원인 법원 감사위원회 심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재판부를 맡는 박 판사는 올해 8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검찰 구형량을 웃도는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일각에선 박 판사의 정치 성향이 선고에 영향을 줬다는 의구심이 제기됐고, 이후 박 판사가 법관으로 임용된 뒤에도 SNS에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글을 올렸다는 보도가 나오며 비판이 일었다.  보도에 따르면, 박 판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낙선한 작년 3월 대선 직후 페이스북 등에 "울분을 터뜨리고 절망도 하고 슬퍼도 했다가 사흘째부터는 일어나야 한다"고 적었다.  민주당이 패한 2021년 4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직후에는 "울긴 왜 울어", "승패는 병가지상사"라는 대사가 적힌 중국 드라마 캡처 사진을 올렸다. 법원은 당초 "재판장의 정치적 성향을 거론하며 과도한 비난이 제기되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정치 판결' 의혹을 일축했지만, 박 판사의 게시글 내용이 구체적으로 언론에 보도되며 논란이 커지자 지난 8월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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