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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미국과 연기에 합의’ 보도 직후 “지상 침공 준비 중” 공언
‘정보전 실패’ 책임론엔 “모두가 답해야…전쟁 끝난 후 규명할 것”

탱크 위에서 쌍안경으로 정찰 중인 이스라엘군 병사 ⓒEPA=연합뉴스
탱크 위에서 쌍안경으로 정찰 중인 이스라엘군 병사 ⓒEPA=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음을 공언하며 민간인 대피를 거듭 경고하고 나섰다. 네타냐후 총리는 25일(현지 시각) TV 연설에서 “우리는 지상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말할 수 없지만,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시점은 전시내각의 만장일치 합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하레츠 등이 보도했다. 지상군 투입 임박을 시사한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의 민간인은 남부로 이동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같은 날 이스라엘이 미국의 요청으로 지상 공격을 연기할 것을 결정했다는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 직후 나왔다.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소탕을 위해 지상전에 돌입할 경우 크나큰 민간인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0월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네타냐후 총리(왼쪽)가 하마스 기습 공격에 대한 상황 평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EPA 연합
10월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왼쪽)가 하마스 기습 공격에 대한 상황 평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EPA 연합
네타냐후 총리는 연설에서 “땅 위에 있든, 지하에 있든, 가자지구 안이든 밖이든, 모든 하마스 대원은 이미 죽은 목숨”이라며 “이스라엘은 테러리스트 수천 명을 사살했으며,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스라엘 시민들이 무기를 들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이 살인자들, 만행의 가해자들, ‘다에시’(이슬람국가·IS) 하마스로부터 대가를 받아낼 것”이라고도 말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정보전 실패’ 책임론과 관련해서도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10월7일은 우리 역사에 어두운 날이었다”며 “남부 국경과 가자지구에서 일어난 일을 끝까지 파헤칠 것이며, 이 참사를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나를 포함한 모든 이가 이 참사에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면서도 “이 모든 것은 전쟁이 끝난 뒤에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총리로서 국가의 미래를 지켜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지금 당장 적들을 분쇄하고 이스라엘 국가와 국민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 나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들을 전부 무사히 석방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쏟을 것이며, 하마스가 자국을 기습해온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한 국가애도기간을 공포할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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