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7년 원심 깨고 징역 15년 선고
“의도적 살인 인정 어려워…상해치사만 유죄”
교제 중이던 직장동료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폭력을 휘둘러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가 항소심서 일부 감형받았다. 고의적인 살해 의도가 없었다는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등법원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백강진 부장판사)는 살인, 공갈, 설매매 알선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8)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원심의 선고형량은 징역 17년이었다.
A씨는 작년 12월4일 오후 2시쯤 전북 전주의 한 숙박업소에서 금속 재질의 둔기로 B씨를 무차별 폭행하는 수법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수사 결과, A씨와 B씨는 한 온라인 라이브 방송을 통해 알게 된 후 같은 직장에 재직하며 약 5개월 간 함께 생활했다. 다만 A씨는 B씨에게 3400만원의 금액이 기재된 허위 차용증을 쓰도록 협박하거나 이를 빌미로 성매매를 강요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 사건의 쟁점은 살해의 ‘의도성’ 여부였다. 법정에 선 A씨는 “B씨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반면 1심 재판부는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A씨가 의도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확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이용한 성매매로 대금을 착취하던 피고인(A씨)에겐 갑자기 피해자를 살해할만한 뚜렷한 동기나 이유가 없다”면서 “쓰러진 피해자를 방치했다 하더라도, 이것은 구호조치 미흡일 뿐 살해할 의도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고인의 끔찍한 범행은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과연 피고인이 피해자를 죽이려고 했는지는 의문”이라면서 “피고인의 살인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상해치사만을 유죄로 봤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