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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재조정 없이 노동시장 회복…생산성에 부정적 영향”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이 24일 발표한 '팬데믹과 실업률 하락'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국내 실업률이 크게 줄어든 반면 노동생산성 증가세는 둔화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국내 실업률이 크게 줄어든 반면 노동생산성 증가세는 둔화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이 24일 발표한 '팬데믹과 실업률 하락(Job-rich recovery)'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취업자 수가 늘어나면서 국내 노동시장이 빠르게 회복됐다. 다만 '고용 재조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채 노동시장이 급격하게 회복된 것은 노동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재조정은 경기 침체를 거치면서 생산성이 낮은 산업에서 생산성이 높은 산업으로 고용이 이동하고 노동생산성이 나아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한은은 "산업 간 고용 재조정이 활발하지 못했던 점은 앞으로도 노동생산성 향상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우선 실업률 하락 원인으로 대면 서비스업의 빠른 회복을 꼽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큰 타격을 받은 대면 서비스업이 상대적으로 높은 '매칭 성공률' 덕분에 방역 대책 해제 이후 노동시장 회복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또 팬데믹 충격으로 근로 시간이 축소된 뒤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이 역시 결과적으로 취업자 수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의 시뮬레이션 결과, 근로 시간 감소로 인한 취업자 수 증가 효과는 93만 명으로 추정됐다. 근로조건의 유연화와 사회적 통념 변화도 실업률 하락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 기혼 여성의 유연근무제 활용 비중이 14.4%에 그쳤으나, 2021∼2022년에는 20%를 웃돈 것은 근로조건 유연화의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팬데믹 이전과 비교할 때 여성 고용률과 경제 활동 참가율은 각각 1.7%포인트, 1.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여성의 노동 공급 기반이 확대됨에 따라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 우려가 일부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팬데믹 이후에도 인력난을 겪는 기업들이 예비적 동기에 의해 기존 취업자의 고용을 유지(노동 비축)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움직임이 취업자 수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앞으로도 팬데믹이 초래한 노동시장의 구조 변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양적 고용지표 이외에도 다양한 미시적 정보를 활용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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