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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선정 ‘2023 차세대리더’ 100인]
[인터뷰] 유튜버 김한솔씨(30) “장애에도 잘 살아가는 모습 보여주고 싶어”

뉴미디어 시대가 열리면서 전통 미디어의 외면을 받아온 장애인들이 주인공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원샷한솔’을 운영하는 1급 시각장애인 김한솔씨도 그중 한 명이다. 김씨는 10년 전 통증 없이 시력이 떨어지는 질병인 ‘레버씨시신경위축증’으로 양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그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장애인이 마냥 불쌍한 존재로 그려지는 편견에 맞서고자 유튜브에 발을 들였다.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라면을 끓여 먹고 버스를 타고, 연애를 하는지 등 지극히 평범한 모습에 67만여 명이 채널 구독 버튼을 눌렀다. 시각장애인을 향한 낡은 시각에 도전하고 있다는 김한솔씨를 10월13일 인터뷰했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 캡처

시청자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

“장애를 가졌지만 각자만의 방법으로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눈이 안 보이는 삶이니까 맨날 울고 누워있고 우울해하는 게 아니라는 걸 말하려고 했다. 사실 장애가 없어도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조금씩 다 다르지 않나.”

채널명 ‘원샷’의 의미는 무엇인가.

“세상의 어둠을 꿀꺽 삼키겠다는 의미다. 내가 생각하는 어둠은 타인의 시선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는 사회다. 그걸 삼켜내고 모두가 하고 싶은 걸 하는 자유로움이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짓게 됐다.”

《우리들의 블루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장애인을 다룬 드라마들이 큰 사랑을 받았다. 미디어가 장애를 다루는 방식이 조금씩 변하는 것 같은데.

“두 드라마 모두 장편인 데다 인기 있는 시간대에 편성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예전에는 장애인 소재의 드라마가 나와도 ‘언제 이런 드라마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 그런데 두 드라마 모두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지 않았나. 특히 《우리들의 블루스》는 장애를 가진 당사자가 배우로 참여했다는 게 가장 큰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두 편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장애인들이 나오길 바란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기도 했다. 유튜브의 영향력을 실감하고 있나.

“과거 ‘맥도날드’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영상을 찍었다. 키오스크는 장애인들에게 엄청난 장벽이다. 영상이 나간 후 내년 1분기까지 모든 맥도날드에 ‘말하는 키오스크’가 생기게 됐다.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다. SKT에서도 인공지능을 개발해 시각장애인이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많은 것이 순식간에 변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 유튜버로서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을 알렸을 뿐인데 시청자분들이 공감해 주셨기 때문에 사회도 함께 바뀌는 것 같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 캡처

인간 김한솔의 목표는 무엇인가.

“훗날 복지재단이나 장학재단을 만들고 싶다. 돈이나 타인의 시선 때문에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 ‘어떤 삶을 살아야 모두 행복할까’라는 고민을 했는데, 모든 사람이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게 정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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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차세대 리더’ 100인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엿보다

새 시대의 ‘대한민국 권력 지도’에 새겨질 새 희망이자 요구
시사저널-한국갤럽 전문가·일반 국민 1000명 설문조사, 해당 분야 전문가들 추천

‘차세대 리더’를 선정하는 일은 왜 중요할까.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각 분야에서 샛별처럼 떠오른 이들은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차세대 리더에 주목하면 대한민국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대중이 지금 무엇을 원하고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동시에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흘려보내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우리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이다. 시사저널이 2008년부터 16년째 ‘차세대 리더’ 조사를 이어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살펴보기 위함이다.  ‘2023 차세대 리더 100’ 선정 과정은 지난해와 같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분야별 인물 순서는 무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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