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저수지 추락 헬기 기장, 수중 기체 내 숨진채 발견
부검 예정…기체는 인양 후 국토부 철도항공조사위가 조사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3일 경기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저수지에서 민간 헬기 1대가 추락해 탑승했던 기장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기체 결함 가능성 등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이날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오전 11시8분께 경기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저수지에서 민간 헬기 1대가 추락했다.
사고가 난 고모리저수지는 수심 10~13m로 깊고 시야를 1m도 확보할 수 없을 정도로 물이 탁해 소방 당국이 수색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국은 잠수부 16명을 투입해 수중에서 더듬으면서 수색작업을 벌였으며 사고 4시간 만인 오후 3시께 숨진 A씨를 수중에서 발견해 구조했다.
사고가 난 헬기는 홍익항공 소속 AS-350(6인승) 기종이다. 포천시가 가을 산불 발생에 대비해 4일부터 12월26일까지 임차한 헬기다. 사고 헬기는 4일부터 현장에 투입되기에 앞서 항공사 측의 자체 장비 사전 점검 차원에서 이날 운항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헬기는 가을철 산불 방재 기간을 앞두고 담수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담수 테스트는 헬기가 산불 진화에 사용할 물을 강이나 저수지 등에서 수집하는 성능을 시험하는 것이다.
사고는 헬기가 바스켓으로 물을 뜨려 저수지 수면으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헬기에 연결된 바스켓이 물에 닿는 순간 기체의 절반 가량이 물에 잠긴 것으로 전해진다. 동시에 꼬리 쪽 프로펠러가 파손됐으며, 헬기는 공중으로 잠시 떠오른 뒤 5~6바퀴 돌다 추락해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통상 헬기 추락은 기체에서 결함이 발생하거나, 기상 악화, 조종 미숙으로 발생한다. 다만 이날 풍속이 그다지 세지 않아 기상 악화로 인한 추락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종 미숙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숨진 A씨는 산림청 항공대에서 퇴직한 뒤 민간항공사에서 근무한 베테랑 조종사로 알려졌다.
당국은 헬기 인양 뒤 기체 결함 여부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확인할 방침이다. 기체가 인양되면 국토교통부 항공·철도 사고조사위원회가 인계받아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