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이초 교사 극단선택’ 사건과 관련해 학교 교사 등에 대한 전수조사 방침을 밝힌 가운데 유가족 측은 이를 원치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자신을 고인의 사촌 오빠라고 밝힌 A씨는 27일 새벽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애꿎은 서이초 교사 전원을 경찰서로 불러들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수사에 따라 정말 필요하거나 친했던 사람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조심스럽게 해당 인원만 불러 조사해 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A씨는 이같은 요구의 이유에 대해 “동생은 (생전) 많은 동료 선생님들을 좋아했고 존경했다”면서 “관련도 없는 동료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본다면 동생은 하늘에서도 괴로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부모 전수조사 또한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A씨는 “동생은 본인을 지지해주고 응원해준 학부모님들의 이야기를 하며 고마움을 표현했다”면서 “모든 학부모를 조사하고 지치게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많은 학부모님들 또한 동생에게는 든든한 우군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는 “동생에게, 나아가 다른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고통을 가한 특정 학부모님과 관련자에 대해서만 확실하게 조사를 해주시길 바란다”면서 “사건의 본질을 흐리지 않고, 내 동생이 왜 교실 내부 1평 남짓한 준비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확실히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이번 입장문에 고인의 생전 사진을 첨부하기도 했다. 그는 사진 밑에 “포기하지 않을게”라고 썼다.
한편 서울 서초구 서이초서 2년차 교사로 일하던 B(24) 교사는 지난 18일 교내에서 극단선택했다. 일각에선 B 교사가 담임으로 있던 반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긁은 일명 ‘연필 사건’과 이에 대한 학부모의 민원으로 힘들어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서울 서초경찰서는 최근 ‘연필 사건’ 관련 학생의 학부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이보다 앞서 경찰은 서이초 교사 약 60명 전원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