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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간 1073자 낭독…5‧18 기념일 지정 이래 최단 기록
文 4분의1 수준…민주 “고장 난 라디오마냥 ‘자유’ 반복”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에 대한 야권의 반응은 냉담하다.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물론, 기념사의 분량과 내용에 있어서도 성의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당장 야권에선 “역대 최악의 기념사”라는 혹평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준비한 기념사는 낭독했다. 보수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2년 연속 기념식에 참석한 만큼, 윤 대통령이 전할 메시지에도 더욱 관심이 모아졌다. 윤 대통령의 기념사는 약 5분 간 이어졌다. 총 1073자, 공백을 제외하면 849자 분량으로 1997년 5‧18 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공식 지정된 이래 가장 짧은 기념사로 기록됐다. 1610자였던 윤 대통령의 지난해 기념사의 3분의 2 수준이었다. 직전 대통령인 문재인 전 대통령 기념사와 비교하면 4분의 1 분량에 그쳤다. 이번 윤 대통령 기념사는 지난 2018년과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을 대신해 이낙연‧김부겸 국무총리가 대독했던 기념사보다도 짧았다. 야권에선 기념사의 내용 면에서의 부실함을 지적하고 있다. 몇 가지 단어를 10여 차례 반복 사용했으며, 유족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5‧18 왜곡과 관련한 직접적인 메시지는 사실상 전무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10차례 이상 언급한 단어는 ‘민주’(13회) ‘정신’(13회) ‘오월’(12회) ‘우리’(10회) 등이었다. ‘자유민주주의’도 8회나 반복 사용했다. 지난해 기념사에서도 ‘우리’(13회)‘정신’(10회) ‘오월’(9회) ‘자유민주주의’(8회) 순으로 많이 언급해 2년 연속 비슷한 양상을 나타냈다. 다만 희생자들의 ‘인권’(2회)이나 유족들에 대한 ‘아픔’(1회) 등의 표현은 거의 언급하지 않닸다. 특히 5‧18 정신에 대한 ‘왜곡’ ‘폄훼’ 등의 언급은 전혀 없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오월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이고, 우리가 반드시 계승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과 도전에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권에선 “공허한 기념사다” “영혼없는 기념사에 분노한다”는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다. 광주 북구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에 “윤 대통령은 빈손으로 광주에 왜 왔나”라며 “진심 없는 공허한 기념사. 헌법 전문 수록의 실천적 계획도, 역사 왜곡 세력과의 단절 선언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취임 1년간 줄곧 고수하고 있는 기득권과 자신들에게만 해당되는 선택적 '자유'를 고장 난 라디오 마냥 반복했다”고 평가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역시 SNS를 통해 “윤 대통령의 영혼없는 5.18 기념사를 들으며 분노를 감추기 힘들었다”며 “그릇된 역사 인식에 기반한 삐뚤어진 국정운영 철학이 바뀌지 않는 한 이 정부는 정말 답이 없다는 생각만 들게 한 역대 최악의 기념사”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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