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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피해자, 성적 수치심 아닌 무서움·불쾌감 호소”

창원지방법원 ⓒ 창원지방법원 홈페이지 캡쳐
창원지방법원 ⓒ 창원지방법원 홈페이지 캡쳐

10대 아동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해 재판에 넘겨진 60대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13세의 피해 아동이 ‘성적 수치심’ 대신 무서움이나 불쾌감을 호소했다는 등 이유에서다.

창원지법 형사1부(김국현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아동학대)로 기소된 60대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A씨는 1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40시간을 선고받았다.

A씨는 2021년 4월 경남 사천시 한 공원에서 당시 13세인 B양에게 5만원권 지폐를 보여주며 “너는 몸매가 예쁘고 키 크고 예쁘니까 준다. 맛있는 거 사 먹어라, 아니면 사줄 테니까 따라와라”는 등의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발언이 B양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불쾌하거나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적 학대를 했다고 합리적 의심이 없을 만큼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는 당시 A씨의 발언에 대해 “성적 수치심은 들지 않았고 조금 무서웠다”고 진술하거나 “몸매 이야기를 했을 때 불쾌감을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B양이 성적 수치심은 들지 않았다고 하고 무서움과 불쾌감을 호소했다”며 “A씨가 B양의 신체를 성적 대상으로 묘사하거나 성행위 내지 음란행위 등 성적 행위를 연상할 표현을 사용했다고 보이지 않고 신체 접촉도 없었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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