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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또 도진 분리론…전남 정치권서 목소리 ‘분출’
이사회, 5대 원장 공모 ‘중지’…운영 효율화 방안, 시·도에 요구
위상추락·상생협력 위축 등 우려…‘대책 수립이 먼저라’는 광전연

광주시와 전남도 간 상생의 상징인 광주전남연구원이 조만간 광주연구원과 전남연구원 등 ‘2개 연구원’으로 분리될 것으로 보인다. 민선 6기 당시 상생 협력 차원에서 통합 출범했으나 민선 8기 들어 양 시도가 각각의 특성에 맞는 발전 방안 마련에 무게를 두고 분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열린 광주전남연구원 제39차 이사회에서 오는 2월 24일로 임기가 끝나는 박재영 현 원장의 후임 공모 절차를 중단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로써 광주전남연구원(광전연)은 광주시와 전남도가 각각 딴 살림을 차리고 헤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광주시와 전남도간 상생의 상징이었던 광주전남연구원이 조만간 광주연구원과 전남연구원 등 ‘2개 연구원’으로 분리될 것으로 보인다. 7년 전 상생 협력 차원에서 통합 출범했으나 민선 8기 들어 광주시와 전남도가 각각의 특성에 맞는 발전 방안 마련에 무게를 두고 분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광주시와 전남도간 상생의 상징이었던 광주전남연구원이 조만간 광주연구원과 전남연구원 등 ‘2개 연구원’으로 분리될 것으로 보인다. 7년 전 상생 협력 차원에서 통합 출범했으나 민선 8기 들어 광주시와 전남도가 각각의 특성에 맞는 발전 방안 마련에 무게를 두고 분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광주전남연구원 현판 ⓒ시사저널 정성환

정치인 입맛에 따라 ‘붙였다 뗐다’…다시 불거진 ‘7년 주기설’

31일 광주시와 광주전남연구원 등에 따르면 연구원 이사회는 최근 회의를 열어 제5대 원장 공모 절차를 중지하기로 의결했다. 광전연은 다음 달 24일 임기(3년)가 끝나는 박재영 원장 후임을 공모했지만, 1명만 지원해 재공고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촉발된 광전연 분리 등 운영 효율화 검토를 내세워 신임 원장 공모 절차를 중단키로 한 것이다. 공모 절차 중단으로 광전연 분리 여부에 대한 논의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와 전남도를 중심으로 분리안을 포함한 연구원 활성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광주전남연구원은 1991년 7월 전남발전연구원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1995년 6월 광주시가 출연하면서 광주·전남발전연구원으로 통합 운영됐다. 2007년 광주와 전남발전연구원으로 분리됐다. 그러다가 2014년 민선 6기 출범과 함께 양 시·도 상생발전의 제1호 의제로 통합을 추진, 2015년 광주전남연구원으로 재탄생했다. 이 같은 우여곡절을 겪은 지역 싱크탱크를 일부 시·도 의원들이 통합 7년 만에 다시 분리하자고 요구함으로써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7년 주기설’이 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주전남연구원 분리 문제 입장 차 ‘뚜렷’

광주전남연구원 분리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광주시에서 먼저 나왔다. 이후 전남도의회에서 분출하는 모양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해 10월 시의회 시정질문 답변에서 “광주·전남 상생 차원에서 그동안 통합 운영해 왔는데 (통합 운영) 방향이 맞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강 시장의 발언 이후 전남도의회에서도 연구원 분리 주장이 이어졌다. 전경선 도의회 부의장(목포5)과 신민호(순천6)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위원장, 박종원(담양1) 전남도의원 등이 연구원 분리를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광전연의 분리를 옹호하는 측의 얘기는 광주전남연구원이 제 역할을 하기에는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광주 도시 발전과 전남의 농촌 발전 정책이 잘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엄연히 지리적 환경과 산업, 문화 여건이 다른 만큼 이를 고려하지 않는 연구수행이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번에 일부 정치권 인사들이 제기한 광주전남연구원 분리 주장도 얼추 지난 2007년 분리 당시의 논리를 반복한 것이다. 당시 시·도는 △광주시와 전남의 상황상 공동연구 수행 부적절성 △통합 운영의 비전문성 초래 △책임 소재 및 소속감 불명확 △시·도간 정책 지원체제의 이원화로 인한 연구원의 조직 취약 등을 이유로 분리를 단행했다.  일부 전남도청 공무원들도 광전연의 분리에 동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 한 간부 공무원은 “광주전남연구원 분리에 대해 공무원들도 공감한다”며 “광전연이 통합 후(통합 전 전남연구원은 무안에 소재) 청사를 나주로 옮기면서 광주 문제는 기민하게 대응하고 전남 문제는 소홀히 한다는 주장들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광전연의 상당수 연구원의 거주지가 광주여서 도시정책에 천착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해 농어촌 정책이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이 간부 공무원은 말했다.  

전남 정치권 반란 “이대론 안돼…제역할 못하는 광전연 분리 고민해야”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광전연이 다른 시도와 비교해 출연금과 연구 인력이 적어 광주와 전남으로 각각 분리할 경우 정책연구보다는 단순 용역기관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역 내 최고·최대 연구기관을 광주시와 전남도가 별도의 산하기관으로 두기 위해 분리 운영할 경우 용역기관으로의 위상 추락, 초광역사업 및 상생 협력 위축, 연구 성과의 질적 수준 하락 등이 우려되고 있어 대책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광전연 이사회에서도 이 같은 의견이 주를 이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이사들은 분리를 전제로 한 효율적 운영 방안은 불가하다는 의견까지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광전연 이사회의 요구에 따라 시·도는 연구원 인력 및 재정 지원 강화, 위상 제고 등을 포함한 효율적 운영 방안을 마련해 우선 분리의 명분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시민단체 “시대 역행적 논의…인력, 예산지원 늘려 역량 키워야” 

또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논의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인구 소멸 등에 대응한 초광역 행정에 대해서 논의해야 할 시점에 정치인의 결정에 따라 분리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다. 일부에선 오히려 부족한 인력과 예산 지원을 늘려 광주전남연구원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선익 참여자치21 대표는 “분리하는 것보다는 예산과 사람을 좀 더 투자를 해서 광주 전남에 독립적으로 연구해야 될 부분 그다음에 광주 전남이 같이 해야 될 부분, 이렇게 사업을 구성하는 게 미래에 좀 더 지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분리 주장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분리까지의 과정도 복잡하다. 광전연이 분리하려면 19명의 이사회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결 후 시·도의회가 광전남연 설립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야 하는 데다, 청사 건립과 연구인력 충원 등 광전연 분리 주장을 현실화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광주전남연구원 이사회는 시·도가 추천한 각 7명의 선임직 이사와 시·도 기획조정실장을 포함한 5명의 당연직 이사 등 총 19명으로 구성돼 있다.   

분리, 현실적 어려움 관측도…시·도 상생 역행 우려도

무엇보다 양 단체장들이 상생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광전연을 분리하는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015년 당시 이낙연 전남지사와 윤장현 광주시장이 광주전남 상생을 모토로 통합한 광전연을 다시 분리하기에는 정치적 부담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향후 정치적 활로를 개척해야 하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도 ‘상생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광전연을 분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이처럼 도의원들이 ‘전남도의 특성’을 지렛대로 분리론을 계속 주장할 경우 김영록 지사도 여론의 흐름을 주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광주전남연구원은 대구경북연구원이 지난해 31년 만에 분리하기로 결정하는 등 타시도도 따로 분리하고 있는 추세라며, 시민과 사회단체 등의 의견을 묻는 공청회 등을 개최해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늦어도 3월 초에는 재분리와 관련된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지만 정치적인 재분리 결정은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린다.   허정 광주전남연구원 이사장은 “지역의 유일한 정책연구기관인 통합연구원이 그동안 많은 연구 성과를 내는 등 제 역할을 다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분리 방안에 대해 공식 검토를 요청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연구원이 지역발전의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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