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황(어차피 대표는 황교안)' 분위기라지만, 닷새 앞으로 다가온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당 대표 당선이 유력시되는 후보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론, '배박(背박근혜·박 전 대통령 배신)' 공세 등에도 굳건하게 대세론을 이어 왔다. 무기는 친박(親박근혜)계 의원들 지지, 정치 신인으로서의 신선함 등이다.
문제는 이것이 진정한 민심이냐는 것이다. 2·27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 쇄신, 2020년 총선 대비 등 할 일이 태산인 한국당이다. 한국당이 황교안 대표 체제 하에서 계파정치, 지역주의, 색깔론 등을 과감히 타파하고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지에는 아직 의문부호가 달린다.
이는 실제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2월19~21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2월22일 발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한 결과,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이 가장 좋은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7%가 오세훈 후보를 꼽았다. 황 후보는 22%, 김진태 후보는 7%였다. 후보별 호감도도 오 후보(41%), 황 후보(27%), 김 후보( 13%) 순이었다.
그러나 당심은 '어대황' 그대로였다. 한국당 지지층(188명) 내에서 따지면, 황 후보가 52%로 1위였다. 오 후보(24%), 김 후보(15%)가 뒤를 이었다. 역시 한국당 지지층만을 상대로 한 호감도 조사에선 황 후보(71%)가 오 후보(49%), 김 후보(38%)를 압도했다.
한국당 전대는 대의원과 책임당원, 일반당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모바일 투표 및 현장 투표(70%)와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30%)로 진행된다. 당심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일반 국민 여론이 어떻든 당내 지지세가 탄탄한 황 전 총리의 대표 당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정두언 전 의원은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여러 가지 (변수를) 다 종합하더라도 황 후보가 한국당 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만 정 전 의원은 한국당의 황교안 체제가 2020년 총선 전에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황 전 총리가 대표가 되는 순간 (한국당 내부에) 심리적인 분단 상태가 올 거다. 그리고 여론조사가(지지율이) 계속 빠지다 보면 의원들이 동요한다. 주류 대 비주류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총선 전에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나와 '황교안으로는 총선 못 치른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비관했다.
한편,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누가 2위를 차지할 것인지야말로 오리무중이다. 오, 김 후보 둘을 놓고는 당심 진단이나 향방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 전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선 어떤 후보가 2위가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김 후보가 되면 어처구니가 없는 결과가 나오는 건데, 오 후보로서는 치명적인 타격"이라며 "그래도 오 후보는 어찌 보면 중도 쪽 사람들이 조금 호감을 갖고 있는 후보인데, 그마저 3위로 밀려나면 한국당은 대한애국당과 통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