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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혜경의 시시한 페미니즘] 서로 다른 생물학적 특성 아닌 성차별적 분업구조가 문제
생물학적 다름을 내세운 성별 분업적 구분
저 위에 인용된 문장은 출간된 지 어언 30년을 바라보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에 나오는 문장들이다. 나도 이십 수년 전에 이 책을 읽었고, 그때 당시엔 이 책의 문제점을 잘 인식하지 못했다. 잘 이해할 수 없는 남편의 마음과 행동을 해설해 주는 듯한 편안함을 느끼기도 했다. 수많은 여성들이 이 책을 읽고 나처럼 생각했을 수도 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팔려 나간 이 책 덕분에, 남자라는 존재와 여자라는 존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듯 보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에서 이 책은 실패하고 있다. 이 책의 전제는 남자는 공적 영역에서 이성적인 ‘일’을 하고 여자는 사적 영역에서 ‘감정’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생물학적 다름을 내세운 성별 분업적 구분이 화성남자 금성여자가 말하는 차이의 의미다. 불과 30년쯤 전의 세상은 그렇게 구성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통념적 여성과 통념적 남성으로 구성된 부부라는 이미지 자체가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라는 질문을 받는 시대다. 2030 세대 청년들 중 비혼 지향 인구가 50%를 넘었다는 통계도 있다. 부부대화법의 뼈대를 이루는 생각이 성별 분업적 화성남자 금성여자의 이미지에 머물러 있다면 비혼 선택 인구는 점점 더 늘 수도 있다.현재 한국 사회의 젠더 문제는 남성과 여성의 서로 다른 생물학적 특성 때문이 아니라, 성차별적 분업구조로 인해 마땅히 지켜야 할 인권의 보장이 안 돼서다. 남자가 화성에서 오고 여자가 금성에서 왔든 말든, 지구에서 살아가기 위한 기본이 다를 리가 없다. 그 어떤 사람도, 그러니까 그 어떤 여자도 금성에 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그 어떤 남자도 화성에 살지 않는다. 표준적인 인간은 어디에도 없는 인간이다. 우리가 심리학이나 사회학 등에서 도움을 구하는 것은, 통념을 강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통념은 재구성될 수 있음을 배우고자 해서가 아닐까. 대화는 두 당사자가 평등하고 민주적으로 하는 것이지 ‘원래 이러한’ 이미지들을 확인하고 교환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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