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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혜경의 시시한 페미니즘]
결혼과 공동육아 그리고 페미니즘
“하루빨리 국가 차원에서 공동육아 해야”
이 또래, 어머니와 할머니 사이에 있는 여성들의 의식이 젊은 페미니스트 여성들과 같을 수는 물론 없지만, 아들 가진 엄마가 페미니즘에 눈뜰 때 생겨나는 곤혹스러운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가 유머러스하게 우리를 웃긴다. “며느리가 말이야, 영감탱이한테 ‘아버님, 어머님을 그렇게 ‘개무시’하시면 안 됩니다’ 하는 거야. 기도 안 찬데 시원하더라고.” “나는 내 아들이 집에 와서 설거지하는 거 참 좋아. 남편 좀 보라고.” 한 친구가 다시 말한다. “그래서 니 아들 장가가서 손주 낳으면 니가 봐주나?” “며느리가 일하느라 못 보는 거니까 장모가 봐줘야지.” “요새는 시아버지 자리가 육아담당이야, 모르나?” 그러자 누가 말한다. “황혼이혼이라는 거를 할라 했더니 이혼하면 안 되겠네.” 폭소가 터진다. 언제나 이런 문제의 해결사인 내가 나선다. “청와대에 청원 넣어라. 하루빨리 국가 차원에서 공동육아 하라고.” 이 따뜻하지만 무질서한 할머니들의 대화 속에 등장하진 않았지만, 네 살배기 아이를 때리고 화장실에 방치해 죽게 만든 어미를 만일 이들이 이야기한다면 뭐라고 할까? 궁금해서 단톡방에서 물었다. 한참 동안 그 어미를 성토하고 애비를 소환하던 끝에 친구들은 결론을 내렸다. 정말로 공동청원 넣자. 어느 집에 태어나더라도 애들은 다 함께 돌봐야지. 그 에미도 누가 진작 어릴 적부터 보살펴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꼬. 할머니 페미니스트들 만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