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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대, 공석 5년 만에 직선제 선거로 총장 선출 예정
방학 기간 중 2시간 동안만 급하게 선거 치러
교육부, 실속 없는 법정 싸움과 결과 뒤집기로 책임론 대두
5년간 법정 싸움만 계속...법원 판결 관계없이 결론은 정해져 있었다
공주대 총장 공백 사태는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주대는 총장 선거에서 1위로 당선한 김현규 교수를 임용 제청하지만 당시 교육부는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이를 거부했다. 억울했던 김 교수는 곧바로 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 소송은 1심과 2심 모두 김 교수가 승소하지만 교육부는 굴하지 않고 이 사건을 대법원까지 보냈다. 사건이 대법원에 체류돼 있는 사이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고 정권이 바뀐다. 새 정권하에 새롭게 임명된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은 총장 공백 사태가 길어진 대학들의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한다. 이에 교육부는 2017년 ‘국립대학 총장 임용제도 운영 개선방안’을 수립하고, 공주대를 포함해 임용제청 절차에 문제가 있는 총장후보들을 재심의했다. 여기서 김 교수는 ‘적합’ 판정을 받았다. 1, 2심 승소에 새로운 정부에서 적합 판정까지 받아 공주대 총장 사태는 해결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교육부는 2018년 2월 ‘대법원에 계류 중인 임용제청거부처분 취소소송 등 관련 쟁송 등에 대한 충실한 법적 검토가 필요한 상황임을 고려하여 후속조치에 대한 결정을 연기한다’는 통보와 함께 김 교수 총장 임용을 연기하는 이상한 행보를 보였다. 김 교수는 결국 같은 해 6월 19일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10월 12일이 되자 교육부는 돌연 ‘임용제청거부공문’을 김 교수에게 보냈다. 대법원 승소를 받고 총장 '적합' 판정까지 받은 김 교수가 결국 다시 한번 임용제청 거부 통보를 받은 것이다. 그 사이 8월 28일 오랜 총장 공백 사태에 지친 공주대총장부재사태비상대책위원회가 김 교수를 저작권법 위반,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대전지검 공주지청에 고발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교육부가 5년이라는 세월을 이기지 못할 싸움을 하면서 공주대 총장 자리는 소송과 고발, 탄원 등으로 얼룩진 진흙탕이 됐다.사생활 보호 핑계 대는 교육부, 정작 본인은 전부 공개 요구
김현규 교수는 장고 끝에 교육부에 다시 소송 카드를 꺼냈다. 그는 “어떻게 불과 몇 개월 사이에 국가인사검증 결과가 뒤바뀔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호소했다. 교육부가 주장하는 임용제청 거부 사유는 이미 2014년과 2017년에 검증이 끝난 사안으로 새로운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입용제청거부 사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후보자의 교육활동 및 사생활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담고 있다”며 답변을 거절했다. 수차례 교육부와 연락했지만, 관련한 어떠한 질문에도 답변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담당 공무원은 “왜 답변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나는 꺼릴 것이 하나도 없다”라며 “핑계 대지 말고 정확하게 답변해라”라고 받아쳤다. 김 교수 본인을 통해 입수한 교육부의 공문에는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 농지법 위반 의심, 2001년 음주운전 벌금처분’이다. 여기에 2017년 12월 공주대에서 실시한 구성원 투표 내용까지 포함해 임용제청 거부 의사가 담겨있다. 이 중 앞의 3건은 김 교수의 주장대로 2014년과 2017년에 이미 해명과 검증을 완료한 사안이다. 또한, 공주대 구성원의 투표는 법원에서 김 교수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무효 처분이 내려졌다. 게다가 같은 시기에 비슷한 투표 결과가 나왔던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경우 교육부가 임용제청을 승인한 바 있어 형평성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설명되지 않은 문제는 더 있다. 최초 2014년에 있었던 임용제청거부 사유는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김 교수 본인도 들은 적이 없다. 2017년 적합 판정을 냈던 것이 불과 몇 달 사이 부적합으로 뒤집힌 것도 의아하다. 한 교육부 담당자는 “2018년 개정된 고위공직자 윤리기준에 저촉하는 사안이 있는 것 같다”라고 했지만, 이마저 명확한 내용은 없다. 정권이 바뀌어도 여전히 오락가락하는 교육부에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공주대 학생들이다. 기껏 총장 선거를 직선제로 바꾸고 새롭게 총장을 뽑을 수 있는 길이 열렸으나 방학기간 중 그것도 달랑 2시간의 선거 시간으로는 권리행사도 쉽지 않다. 구성원들 간의 소송전과 폭로전 역시 학생들에게는 엄청난 피로감으로 다가온다. 이리저리 개운한 맛이 떨어지는 공주대 총장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