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를 씻어내 주길 기대했던 인공강우 실험이 사실상 실패했다. 실패는 예견된 일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과 환경부는 1월25일 전라남도 영광 북서쪽 해상 약 100km 해상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했다. 기상청은 기상위성 영상과 이동 관측 차량 관측정보, 수치예보 모델 예측자료 등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실험 당일 기상 조건이 인공강우 실험을 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습기를 모으는 물질을 뿌려 빗방울을 만들어내는 인공강우 실험은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구름 내에 물방울 크기가 커진 것만 확인했고, 의미 있는 양의 비나 눈은 내리지 않았다. 기상청은 "기상 항공기 관측 결과 구름 내부에서 강수 입자의 크기가 증가한 것이 관측됐으나, 기상 선박 및 지상 정규 관측망에서 유의미한 강수 관측은 없었다"고 밝혔다.
인공강우 실험의 실패는 예견된 일이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미세먼지는 고기압 영향권에서 대기가 정체될 때 발생하는데, 고기압 상태에서는 구름이 없어져 인공강우를 발생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등지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했으나 번번이 실패한 원인도 여기에 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습기를 충분히 가진 구름은 많지만, 비가 오지 않을 때 요오드화은을 살포하면 습기가 뭉쳐 비가 된다. 이것이 인공강우 실험의 기본 조건이다. 그러나 한반도에 미세먼지가 많을 때는 고기압 상태여서 구름이 거의 없다. 아무리 요오드화은을 뿌려도 비를 기대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실험을 통한 인공강우 및 미세먼지 저감 효과에 대한 상세 분석 결과는 2월 말 기상청과 환경부가 합동으로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