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문제가 원인
일상에 불편하거나 통증 있다면 신경과·혈관외과에서 원인 질환 찾아야
손이나 발이 찬 사람은 수족냉증이 아닐까 의심한다. 특히 추운 날씨엔 더 손이나 발이 차게 느껴진다. 수족냉증은 손이나 발이 지나칠 정도로 차갑다고 느끼는 증상이다. 손이나 발이 차가워지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심각한 원인 질환이 없는 경우다. 스트레스를 지속해서 받거나 긴장 상태가 이어지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흥분해 생리적으로 손과 발의 말단부의 혈관이 수축하면서 시리고 축축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대부분 수족냉증은 몸이 어떤 이유로든 힘들어서 손과 발까지 신경을 쓰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몸이 추우면 심장을 보호하려고 손과 발이 차가워지고, 식사 후 체했을 때도 손이나 발이 차가워지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손과 발이 차가운 사람이 있다. 손이나 발이 차갑다가 정상이 됐다가 하면 괜찮다"며 "손이나 발이 차다면 가장 먼저 가벼운 운동을 하라고 권한다. 몸이 가벼운 자극을 받아 증세가 좋아진다. 그러나 과한 운동은 오히려 좋지 않다. 운동 후에도 몸이 힘들지 않고 편할 정도로 가볍게 운동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증상이 일상에서 불편을 느낄 정도 또는 통증이 생길 정도라면 혈관 문제일 수 있으므로 신경과나 혈관외과 진료를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 드물지만 버거씨병(손발 혈관에 염증이 생긴 병)이나 동맥경화로 수족냉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동맥경화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말초혈관까지 혈액이 가지 않는 증상이다.
수족냉증을 보이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레이노병도 있다. 추운 곳에 나가거나 찬물에 손이나 발 등을 담글 때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발작적으로 손가락, 발가락, 코, 귀 등의 끝부분의 혈관이 수축해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킨다.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약물로 증세를 조절할 수 있다.
오지영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퇴행성 관절염·척추관협착증·말초신경병증일 때도 손이나 발이 차갑다고 느낄 수 있다. 말초신경병증에 걸리면 시린 느낌 외에도 저린 느낌, 무딘 느낌, 화끈거림, 스칠 때 아픈 느낌,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며 "손발이 시리다고 느끼더라도 실제로는 손발이 따뜻한 경우가 많다. 신경 이상으로 뇌는 손발이 차다고 느끼지만, 실제 혈관은 이상이 없어 혈류 장애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족냉증은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지만, 평소 손발이 차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특히 냉동식품을 다르거나 외부에서 일하는 사람은 손이나 발에 습기가 차면 동상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양말이 땀에 젖으면 바로 갈아 신고 발한 기능이 있는 양말이나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또 의사의 처방을 받아 말초혈관 확장 효과가 있는 약물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