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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한·중 공동연구 중이지만 여전히 ‘네 탓 내 탓’ 공방
공동연구 결과보고서, 빨라야 올해 9월 발표될 전망

고농도 미세먼지 공습에 우리 정부는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단 방침을 내놨지만, 중국은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미세먼지 원인을 규명하는 한·중 양국의 연구는 3년째 진행 중이나 아직 합의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양국이 서로 ‘네 탓 내 탓’ 공방을 벌이고 있어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2017년 8월2일 미세먼지 해결 시민본부가 서울시 효자동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중국발 미세먼지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던 모습. ⓒ 시사저널 박정훈
2017년 8월2일 미세먼지 해결 시민본부가 서울시 효자동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중국발 미세먼지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던 모습. ⓒ 시사저널 박정훈

미세먼지 원인 밝히는 한ㆍ중 협력 연구 3년째지만 개선은 없어

한·중 양국은 2015년 대기질 공동연구에 합의하고 2017년부터 ‘청천프로젝트’라는 이름의 공동연구에 착수했다. 우리 측 연구진이 중국 현지를 찾아 중국의 미세먼지 상황과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다. 이외에도 한·중·일이 협력해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LTP)의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 연구가 마무리되면 우리나라 미세먼지에 중국의 영향이 얼마나 되는 지 파악할 수 있는 걸로 알려졌다. 그러나 연구가 진행된 지 3년째이지만 양국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은 걸로 파악됐다. 지난해 12월28일 열린 중국 생태환경부 월례 브리핑에서 류여우여 대변인은 “서울의 미세먼지는 주로 현지에서 배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중국 탓’이라는 우리 측 주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부인한 것. 환경부도 반발에 나섰다. 류 대변인의 논평 이후 일주일이 지난 1월3일,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인천에 있는 한 미세먼지 배출사업장을 방문해 “우리 정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이 유리하게 해석한 측면이 있다”면서 류 대변인이 언급한 사실을 정면 반박했다.  

중국은 여전히 뒷짐 지고 우리끼리 ‘발 동동’

문제는 현재 공동연구 이외에는 뾰족한 대응 수단이 없단 점이다. 중국이 우리나라 미세먼지 중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날아온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면 무턱대고 항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우선 공동연구를 통해 서로 합의하는 원인을 도출해야 양국이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구결과 발표는 계속 늦어지고 있다. 한·중·일의 LTP 공동연구 결과보고서는 당초 지난해 6월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 요청으로 1년 미뤄져 빨라야 올해 9월 발표될 전망이다. 그사이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는 더욱 짙어졌다. 전국이 미세먼지로 뒤덮인 1월14일, 서울 지역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오후 6시 기준 154㎍/㎥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3월 기록한 역대 최고 기록인 99㎍/㎥를 뛰어넘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공동연구가 마무리되고 양국이 동의하는 방안이 도출되면, 한중협력센터를 중심으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마련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올해 초 업무보고에서도 “그간 중국과의 협력 사업은 연구조사와 모니터링 중심으로 추진됐지만, 2019년부터는 실질적인 저감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중국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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