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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5일) 한국당 입당·기자간담회
‘박근혜’보다 ‘박근혜 정부’에 방점 찍을 듯
15일 한국당 입당 기자간담회서 '정체성' 논란 언급할 듯
황교안 전 총리는 1월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고 기자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우선 전당대회 출마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관심이 쏠린 부분은 황 전 총리의 정체성이다. 그가 판단하는 국정농단 사태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와 관련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등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한국당을 제외한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황 전 총리를 비판하고 나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와 법무장관 등 내내 요직을 차지했던 황 전 총리는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을 가장 크게 느껴야 할 사람"이라면서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황 전 총리는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아울러 박 전 대통령 탄핵에 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라"고 촉구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큰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한국당 대표를 하겠다며 등장한 건 촛불혁명을 전면 부정하는 것으로 참담하다"고 말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황 전 총리를 향해 "국정농단의 핵심 부역자로 정계를 떠나는 것이 마땅하다"고 일갈했다. 그러나 개인의 정당 가입은 헌법으로 보장된 자유다. 한국당 사정은 다른 정당들과 좀 다르다. 정치권엔 '인지도가 깡패'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름값이 중요하다. 한국당은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황 전 총리의 입당을 일단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마냥 환영할 수도 없다. 황 전 총리에게 덧씌워진 '친박(親박근혜)' '실패한 정권 사람' 등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그가 당권을 잡을 경우 '도로 친박당' '탄핵 찬반' 논란이 확대 재생산될 우려도 있다. 황 전 총리는 1월13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 입당·정치 입문 계획을 밝히며 "처음 걷는 정치인의 길이다. 개인적으로는 걱정도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혼자 하려고 하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며 한국당 의원과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황 전 총리는 물밑으로도 친박·잔류파 의원 등에게 연락하며 당권 도전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황 전 총리가 기대고 있는 친박·잔류파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는 점이다. 심재철·정우택·김진태 의원,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친박·잔류파를 지지기반으로 삼은 당권주자들이 한창 몸을 푸는 와중이었다. 심 의원은 1월13일 입장문을 내 황 전 총리에게 날카로운 견제구를 날렸다. 역시 키워드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이었다. 심 의원은 "황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이 공격당하고 탄핵소추 당할 때까지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 정권의 2인자로서 박 전 대통령의 비극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라고 추궁했다. 그는 "이제 간신히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 우리 당 지지율이 회복에 접어들어 좌파 권력에 맞설만해지자 무혈입성해 보스가 되려한다는 따가운 시선은 느끼지 않는가"라며 황 전 총리의 무임승차와 탄핵 프레임 부활을 경계했다. 이런 심 의원도 기본적으론 '황 전 총리의 한국당 입당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제했다. 황 전 총리의 높은 인지도와 지지율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입당을 누구도 막지 못하는 이상, 황 전 총리 본인이 입장 정리를 통해 논란에 대처하며 한 발짝씩 나아가야 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따라 한국당 전당대회는 물론 차기 대권 구도도 출렁일 전망이다."朴과 특별한 인연 無…모든 정책 적폐로 몰아선 안 돼"
사실 황교안 전 총리는 이미 제기된 질문에 어느 정도 대답을 한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출간한 《황교안의 답(부제 : 황교안, 청년을 만나다)》에서다. '둘러앉아 편하게 묻고, 친절하게 답하다' 장에서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 운영에 대한 소회를 비교적 상세하게 털어놨다. 다만 철저히 박 전 대통령이 아닌 '박근혜 정부'에 포커스를 맞췄다. 책에서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가 한마디로 '개혁지향정부'였다고 설명했다. 근거로 4대(공공·노동·금융·교육) 구조개혁, 비정상의 정상화, '손톱 밑 가시' 등 규제 관련 개혁 정책을 거론했다. 황 전 총리는 "지난 정부에서 기울인 모든 노력들이 소위 '적폐청산'이란 미명하에 쓸려 가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가령 4대 구조개혁 같은 지난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이 어떻게 통째로 적폐가 될 수 있을까"라며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개혁이었고, 꼭 필요한 일을 했을 따름이다. 그러기에 국민을 위해 노력한 부분에 대해선 공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