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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5일) 한국당 입당·기자간담회
‘박근혜’보다 ‘박근혜 정부’에 방점 찍을 듯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이란 지지율의 기반이자 아킬레스건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황 전 총리가 범보수 진영 대권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배경에는 박 전 대통령 지지세력이 있다. 한편으론 그의 자유한국당 당권과 대권 도전 움직임에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책임부터 져라'는 성토가 따라붙는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018년 9월7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기념관에서 열린 '황교안의 답' 출판기념회에서 책을 소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018년 9월7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기념관에서 열린 《황교안의 답》 출판기념회에서 책을 소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15일 한국당 입당 기자간담회서 '정체성' 논란 언급할 듯     

황교안 전 총리는 1월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고 기자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우선 전당대회 출마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관심이 쏠린 부분은 황 전 총리의 정체성이다. 그가 판단하는 국정농단 사태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와 관련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등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한국당을 제외한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황 전 총리를 비판하고 나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와 법무장관 등 내내 요직을 차지했던 황 전 총리는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을 가장 크게 느껴야 할 사람"이라면서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황 전 총리는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아울러 박 전 대통령 탄핵에 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라"고 촉구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큰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한국당 대표를 하겠다며 등장한 건 촛불혁명을 전면 부정하는 것으로 참담하다"고 말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황 전 총리를 향해 "국정농단의 핵심 부역자로 정계를 떠나는 것이 마땅하다"고 일갈했다. 그러나 개인의 정당 가입은 헌법으로 보장된 자유다.  한국당 사정은 다른 정당들과 좀 다르다. 정치권엔 '인지도가 깡패'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름값이 중요하다. 한국당은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황 전 총리의 입당을 일단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마냥 환영할 수도 없다. 황 전 총리에게 덧씌워진 '친박(親박근혜)' '실패한 정권 사람' 등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그가 당권을 잡을 경우 '도로 친박당' '탄핵 찬반' 논란이 확대 재생산될 우려도 있다.  황 전 총리는 1월13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 입당·정치 입문 계획을 밝히며 "처음 걷는 정치인의 길이다. 개인적으로는 걱정도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혼자 하려고 하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며 한국당 의원과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황 전 총리는 물밑으로도 친박·잔류파 의원 등에게 연락하며 당권 도전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황 전 총리가 기대고 있는 친박·잔류파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는 점이다. 심재철·정우택·김진태 의원,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친박·잔류파를 지지기반으로 삼은 당권주자들이 한창 몸을 푸는 와중이었다. 심 의원은 1월13일 입장문을 내 황 전 총리에게 날카로운 견제구를 날렸다. 역시 키워드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이었다. 심 의원은 "황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이 공격당하고 탄핵소추 당할 때까지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 정권의 2인자로서 박 전 대통령의 비극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라고 추궁했다. 그는 "이제 간신히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 우리 당 지지율이 회복에 접어들어 좌파 권력에 맞설만해지자 무혈입성해 보스가 되려한다는 따가운 시선은 느끼지 않는가"라며 황 전 총리의 무임승차와 탄핵 프레임 부활을 경계했다.   이런 심 의원도 기본적으론 '황 전 총리의 한국당 입당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제했다. 황 전 총리의 높은 인지도와 지지율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입당을 누구도 막지 못하는 이상, 황 전 총리 본인이 입장 정리를 통해 논란에 대처하며 한 발짝씩 나아가야 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따라 한국당 전당대회는 물론 차기 대권 구도도 출렁일 전망이다. 

"朴과 특별한 인연 無…모든 정책 적폐로 몰아선 안 돼"  

사실 황교안 전 총리는 이미 제기된 질문에 어느 정도 대답을 한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출간한 《황교안의 답(부제 : 황교안, 청년을 만나다)》에서다. '둘러앉아 편하게 묻고, 친절하게 답하다' 장에서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 운영에 대한 소회를 비교적 상세하게 털어놨다. 다만 철저히 박 전 대통령이 아닌 '박근혜 정부'에 포커스를 맞췄다.  책에서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가 한마디로 '개혁지향정부'였다고 설명했다. 근거로 4대(공공·노동·금융·교육) 구조개혁, 비정상의 정상화, '손톱 밑 가시' 등 규제 관련 개혁 정책을 거론했다. 황 전 총리는 "지난 정부에서 기울인 모든 노력들이 소위 '적폐청산'이란 미명하에 쓸려 가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가령 4대 구조개혁 같은 지난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이 어떻게 통째로 적폐가 될 수 있을까"라며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개혁이었고, 꼭 필요한 일을 했을 따름이다. 그러기에 국민을 위해 노력한 부분에 대해선 공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12월9일 오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는 모습. 옆에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도 보인다. ⓒ 연합뉴스
2016년 12월9일 오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는 모습. 옆에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도 보인다. ⓒ 연합뉴스
이어 황 전 총리는 "개혁 과제를 완성하기 위해 정부에게 주어진 5년이라는 시간도 아주 짧은데,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미완성의 과제로 남은 부분이 많아 아쉽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애쓰지 않고 대북 강경책만 폈다' '총리 시절 지나치게 의전을 챙겼다'는 등 지적에 대해서도 황 전 총리는 세간에 잘못 알려졌다고 반박했다. 국정농단은 '불미스러운 사태'로 완곡하게 표현했다.    결국 종합해보면 국정농단·탄핵 사태가 박근혜 정부 전체를 대표해선 안 된다는 게 황 전 총리의 생각이다. 박 전 대통령의 비위 행위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박근혜 정부의 공(功)에 대해선 재평가를 요구하는 전략은 당분간 황 전 총리의 정치 행보와 함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황 전 총리는 책에서 '어떻게 박근혜 정부에서 일하게 됐는지'에 대해 "박 전 대통령과 특별한 정치적 인연은 없다. 검사 생활을 정리한 뒤 어느 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박근혜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일면식도 없는 내게 어느날 갑자기 법무장관을 맡아주면 좋겠다고 했다"면서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공직에 오래 몸담아 온 입장이기에 받아들이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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