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오락실이나 불법 사행성게임 등 100조원에 육박하는 불법 게임 시장을 경찰이 홀로 잡아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부와 국회가 불법 게임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에 힘이 실리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 불법 게임 단속 범위를 넓히고, 범죄수익환수금을 불법 게임 단속기금으로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 관련법 개정안은 발의된 지 1년이 넘도록 국회에 계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약칭 사감위)가 추진하기로 한 ‘불법 게임 신고자 포상제도’는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차일피일 시행이 미뤄지고 있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은 2017년 11월23일 불법도박 시장 근절을 위해 ‘사법경찰관법’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국가재정법’ 등 개정안 3건을 대표발의 했다. 쉽게 말해 불법 게임 단속에 나설 수 있는 공무원 수를 늘리고, 이를 통해 확보한 범죄수익환수금은 불법도박 방지 관련 사업 등에 사용하자는 법안이다.
법안별로 살펴보면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범죄수익환수금과 도박중독예방치유부담금 등을 재원으로 불법도박 단속기금을 설치해 불법도박 단속·방지 관련 사업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 ‘사법경찰관법’ 개정안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개정안은 불법사행산업에 대한 단속 권한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부여하고, 소속 공무원이 불법사행산업의 단속에 관한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권한 강화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관련법은 1년이 넘도록 구체적인 논의조차 갖지 못한 채, 상임위에 계류된 상태다.
지난해 사감위가 추진하려 했던 ‘불법 게임 신고자 포상제도’ 역시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시행이 뒤로 밀렸다. 당초 사감위는 약 10억원의 예산을 마련해, 불법 게임과 관련한 내부 정보나 현장 등을 제보하는 이에게 약 5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안을 도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감위 관계자는 “공권력에 모든 것을 맡길 수 없다면 게임 이용자들이 고발자로 나서게 하면 된다. 그렇다면 현재와 같이 불법 사행성 게임장이 난립할 수 없을 것”이라며 “포상금 제도는 계속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