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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테마에도 속하지 않는 다양한 복합 기술 공개돼
“기술융합 덕분에 혁명 일어날 것”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월8일(현지시각) 열린 세계 최대 IT박람회 CES의 공식 테마는 5G, 인공지능(AI), 자동차, 사물인터넷 등 총 11개다. 하지만 이는 편의상 분류에 불과하다. 콕 집어 ‘이 분야에 해당한다’고 설명하기 힘든 복합 기술들이 대거 공개되기 때문이다.  전기차 콘셉트카 ‘엠바이트(M-Byte)’가 대표적인 예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전기차 스타트업 바이톤이 1월6일 공개한 이 제품은 그 어떤 분야와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우선 탑승객의 얼굴 표정을 인식해 어떤 음악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갖췄다. 자동차에도, 인공지능 분야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든 제품인 셈이다.  이 외에 엠바이트의 48인치 디스플레이엔 아마존의 음성인식 기술 ‘알렉사’가 탑재됐다. 제조사는 엠바이트로 향후 레벨 3(운전의 모든 단계를 제어하나 운전자가 개입할 수 있는 단계) 이상의 자율주행을 가능케 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9' 개막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파크MGM호텔에서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박일평 사장이 '더 나은 삶을 위한 인공지능'을 주제로 개막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LG 클로이 가이드봇. ⓒ 연합뉴스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9' 개막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파크MGM호텔에서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박일평 사장이 '더 나은 삶을 위한 인공지능'을 주제로 개막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LG 클로이 가이드봇. ⓒ 연합뉴스
  국내 IT기업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융합기술을 선보였다. 삼성이 공개한 플랫폼 ‘디지털 콕핏 2019’는 운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차 안에서 6개의 스크린으로 영화나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차량의 각종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또 차 안에서 집의 온도 등을 설정하는 게 가능하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자동차와 거주공간을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연결한 것이다.  LG는 ‘클로이’란 로봇을 등장시켰다. 가정용 도우미 클로이는 음성인식을 통해 오븐을 예열하거나 냉장고 안의 식품 종류를 확인해준다. 또 인공지능 시스템 ‘LG 씽큐(LG ThinQ)’와 연결돼 집 안의 사용자가 원하는 행동을 대신 수행한다. CES의 테마인 홈 패밀리와 로봇, 사물인터넷 등이 모두 결합된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클로이는 1월7일 박일평 LG전자 사장의 CES 기조연설 무대에 같이 오르기도 했다.  CES에 참가한 세계적인 자율주행 기술업체 플러스AI의 데이비드 리우 CEO는 기술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1월8일 보도자료를 통해 “머신 러닝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모빌리티, 그리고 진화된 센서 등이 결합된 덕분에 자동차 혁명이 곧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융합은 기술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번 CES에선 기업끼리의 융합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플러스AI의 경우, 대형 트럭 제조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운수 산업의 지형을 바꿔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CES 개막을 앞두고 발표된 삼성과 애플의 협업은 적지 않은 주목을 받았다.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행보로 유명했던 애플은 올 상반기부터 자사의 콘텐츠 프로그램 아이튠즈를 삼성 스마트 TV에 심겠다고 발표했다. 아이튠즈가 애플 외 타사의 기기에 탑재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사장)은 1월6일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줄 수 있다면 애플과 구글, 아마존 등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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