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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수익 1000억 전망 소속사 상장 시 시가총액 1.6조원 분석도

방탄소년단이 미국 순회공연을 마치고 유럽으로 가 역사적인 ‘러브 유어셀프’ 세계 순회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가장 특기할 만한 순간은 뉴욕 시티필드(Citi Field) 공연이다. 시티필드는 뉴욕 메츠 홈구장으로 쓰이는 대규모 경기장(스타디움)이다. 정점에 오른 팝스타만이 이 경기장에 설 수 있다. 방탄소년단이 미국 심장부인 뉴욕에서, 그것도 대규모 경기장에 섰다는 것은 한국인인 그들이 미국 팝 시장의 주류에 진입했다는 걸 의미한다.

싸이도 못 했던 일이다. 《강남스타일》이 방탄소년단의 노래들보다 성공했지만, 단발 히트였다. 반대로 방탄소년단은 2장의 앨범을 연이어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려놓으며 막강한 팬덤을 구축했다. 그래서 한국인 최초의 미국 대규모 경기장 공연이 가능했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마쳤기 때문에 팬덤이 더 강해졌다. 이번 공연을 미국 매체들도 경이롭게 바라봤다.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왼쪽부터) ⓒ 뉴스뱅크이미지

 

美 뉴욕 시티필드, 20분 만에 매진

미국 매체들이 처음 놀란 건 매표 열기다. 시티필드 표가 20분 만에 매진됐다. 비욘세조차 한때 매진을 못 시켰다는 대규모 경기장을 한국 가수가 순식간에 채운 것이다. 그다음엔 팬들의 야영 노숙 때문에 놀랐다. 무려 1주일 전부터 팬들이 경기장 앞에서 진을 쳤는데, 이는 저스틴 비버 공연 때도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시티필드의 한 보안요원은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봐왔지만 이렇게 긴 줄에 노숙까지 감행하는 팬들을 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유럽 공연에서도 밤샘 행렬이 나타났다. 뉴욕 지하철 측이 공연을 위해 지하철 특별편을 배치해 또 놀랐다. 현지에서도 이례적인 조치였다.

주요 매체들이 공연 열기를 앞다퉈 전했다. CBS 뉴욕은 “7명 멤버의 역사적인 스타디움 데뷔를 앞두고 시티필드 주변에 텐트촌이 만들어졌다”면서 “이들은 며칠 전 폭풍에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문화면 주요 기사로 대형 사진까지 전하며 “방탄소년단을 향한 대단한 (팬들의) 열정은 (다른 가수에게선) 찾기 힘들다”며 “때론 땅이 흔들릴 정도로 활기찬 공연이었다”고 전했다. 유럽 공연에 맞춰 BBC는 홈페이지에 방탄소년단의 사진을 크게 걸고 “미국에서 역사를 만든 방탄소년단이 영국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영국 대중음악 전문지 NME는 방탄소년단이 “세계를 정복하고 있는 K팝 밴드”라며 “이미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지만 그들의 팬들이 말하듯이 이는 시작일 뿐”이라고 썼다.

미국 방송사들은 방탄소년단 모시기 경쟁을 벌였다. 방탄소년단이 공연 때문에 섭외를 거절할 정도였다. NBC의 《아메리카 갓 탤런트》와 《지미 팰런쇼》, ABC 《굿모닝 아메리카》에만 출연했는데, 관련 방송 이후엔 관련 키워드가 미국 구글 검색어 1위, 세계 실시간 트렌드 1위를 차지했다. 빌보드의 K팝 전문 칼럼니스트 타마 허먼은 “과거 저스틴 비버나 원디렉션 등을 따르던 사람들이 이제는 방탄소년단의 팬이 됐다”며 “이들은 마치 영어를 하지 않는 비틀스와 같다. 내가 아는 한 영어를 쓰지 않는 사람들이 이러한 성과를 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순회공연은 원래 7개국, 21회, 28만 명 규모로 치러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불과 10분 만에 표가 매진되면서 엄청난 열기가 나타났고, 시티필드와 일본 돔 공연 등이 추가되면서 9개국, 33회, 79만 명 규모로 커졌다. 미국 공연에 이어 10월엔 유럽 공연, 11월 중순부턴 일본 공연이 이어진다. 팝의 본고장 영국을 비롯해 가는 곳마다 화제를 일으키면서 암표 값이 10배 이상까지 치솟았다. 300달러짜리 스탠딩석 표가 1만 달러에 팔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대규모 순회공연이 가수의 위상을 반영하지만, 동시에 몸값을 더욱 올려주기도 하기 때문에 이번 공연 이후 방탄소년단은 보다 큰 스타가 돼 있을 것이다. 내년 순회공연 땐 100만 돌파도 가능하다. 그들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모두 역사다.

최근 유엔 연설도 이들의 위상을 올려줬다. 역시 세계가 놀란 사건이었다. 미국 ABC방송은 연설 장면을 생중계한 후 해설 대담까지 내보냈다. CNN, CBS, BBC 등 유수의 언론들이 모두 이 사건을 전했다. CBS는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 젊은 세대의 아이콘”이라며 “K팝 보이밴드가 글로벌 15〜25세 집단을 지배한다”고 소개했다.


BTS가 전달한 메시지의 각별한 의미

그들의 메시지도 주목받았다. BTS는 단순히 감각적인 흥겨움만 노래하는 여느 아이돌과 달리 꾸준히 자신들의 생각을 전해 왔다. 최근 앨범도 무려 4부작으로 이루어진 연작으로, 흔히 볼 수 없는 행보다. 이들은 ‘수저계급론’ ‘열정페이’ 등 사회 이슈를 담아내고 꿈을 향한 무한한 노력을 강요하는 사회를 야유했다. ‘6포 세대’ 젊은이에 대한 위로와 격려도 노래했다. 이런 것이 팬들의 각별한 애정을 만들어냈다. 빌보드닷컴은 “대부분의 K팝 그룹들은 그들의 음악을 정치화하거나 논쟁적인 주제를 다루는 데 주저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여러 차례 정신건강, 왕따, 자살 등 정치·문화적 문제를 다뤘다. 이런 접근 방식이 미국에서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높였다”고 풀이했다.

특히 이번 4부작에서 강조하는 것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라’는 것이다. 가장 최근 곡인 《아이돌》에 담긴 의미이기도 하다. 유엔에서도 이 내용을 그대로 말했다. ‘당신 자신을 사랑하고 당신의 목소리를 찾으라’고 말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낳았다. 인터넷에선 이 말을 들으며 눈물 흘리는 세계인들의 모습이 공유됐다.

세계 곳곳의 학교에서 방탄소년단의 연설이 수업 교재가 되거나 교내 화제로 회자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미국의 한 중학교에선 칠판에 연설문을 적어 학생들에게 읽혔고, 비영어권 국가에선 영어교재로 활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지구촌 10~20대 사이에서 방탄소년단 열기가 더해 간다. 백인들은 이를 통해 한국 문화를 새롭게 발견하고, 유색인들은 방탄소년단에게서 롤모델을 발견하며 자긍심을 얻고 있다.

이번 순회공연 수익은 표 값을 10만5000원으로만 잡아도 830억원에 육박한다. 방탄소년단 공연장에선 아이돌 상품(굿즈)을 사려는 노숙 행렬까지 나타날 정도로 상품 판매도 대규모로 이뤄지기 때문에 총수익 1000억원은 쉽게 돌파할 것이다.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상장한 후 시가총액이 최대 1조6000억원에 달할 거란 분석도 나왔다. 라인프렌즈와 협업한 캐릭터 상품도 국제적으로 인기다. 이런 식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조 단위에 이를 거란 분석이 제기된다. 방탄소년단으로 인해 세계 젊은이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이 퍼져 가는데, 이것은 한국의 소프트파워로 이어진다. 향후 얼마나 큰 부가가치가 여기에서 비롯될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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