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금리인상이 한국 부동산에 미칠 영향은?
“미국 연준이 신흥시장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블름버그 통신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을 이렇게 표현했다. 미 연준은 12월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준금리를 0.50~0.75%로 0.25%p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끝이 아닌 ‘시작’에 가깝다. 연준 관계자는 미 언론에 2019년까지 미국 기준금리를 매년 세 차례에 걸쳐 0.25%씩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은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국의 금리인상은 한국 대출금리 인상을 부른다. 국내에 유입된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 있는 탓이다. 시중은행은 이미 대출금리 인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미 연준의 ‘나비효과’가 우리네 서민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줄까. 당장 집이 문제다.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건 맞는데크기와 방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전문가는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거라고 보는 반면, 빚을 내 집을 샀다가 금리인상과 주택공급 과잉에 따른 집값 하락으로 ‘하우스푸어’가 급격히 양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시사저널은 미 연준 금리인상이 우리네 집 문제에 미칠 영향이 궁금했다. 그래서 부동산 전문가인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에게 물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한국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어느 때 보다 높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 금리는 나중에 움직일 것이고 다를 수도 있으니 현재 상황에서는 곧바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난다고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내년보다는 (금리를 계속 올리는) 내후년이 문제일 수 있다.
금리인상이 입주물량과 맞물려 가장 먼저 생길 일은 어떤 일인가.
우선 미국 금리 인상으로 역전세난(전셋집의 물량이 늘었지만 그 수요는 줄어서 전세계약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현상)이 있을 수 있다. 맨 먼저 생길 현상이다. 지금도 조금은 역전세난 상황이 존재한다. 지역별로는 입주 물량이 많은 경기남부와 충청권 등에서 그럴 가능성이 있다.
집값 하락은 어떻게 나타나나.
우선은 역전세난이 먼저이고, 그다음에 금리 인상의 영향이 강해지면 깡통전세(집주인의 주택 담보 대출 금액과 전세금 합계가 집값에 육박해 시장 침체 때 집값이 떨어지면서 세입자가 전세금을 떼일 우려가 있는 주택문제) 문제까지 간다. 그런데 아직 이렇게 예상하기는 힘들다. 깡통전세는 부동산 시장 하락 막바지에 생기는 것이다. 매매가가 떨어져서 (세입자가) 보증금을 날릴 때까지 가는 게 아닌가. 집값하락에 대해 예측하긴 이르고, 여러 시나리오를 짜두고 제대로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
집값변동에 대해서 신중하게 보는 또 다른 이유가 있나.
부동산 위기 문제가 갑자기는 안 생긴다. 임계점을 지나야 생긴다고 볼 수 있다. 당장 주택물량이 많고, 금리가 오르기 때문에 그 이유 하나로 곧바로 폭락한다고 보는 것은 원시적인 분석이다. 예전에도 공급이 많을 때 집값이 안 빠졌다. 집값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정부가 정책적으로 가만히 있겠나.
서민입장에서 이 시점에 빚을 내어 집을 사야 된다면...
그렇게 일반적으로 예측하기가 쉽지는 않다. 매입 시 금리를 중점적으로 고려해서 봐야한다. 또 단기 급등지역이라든지, 미분양 관리 지역은 피하는 게 좋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좀 더 보수적으로 봐야한다.
금리인상과 맞물려 내년에는 국내에 대선이 있다. 정책적 변화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까.
부동산 정책과 관한 대선공약은 집값보다 주거복지 쪽에 집중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어느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집값 변동성을 줄이려는 정책을 세울 것이다. 집값이 급하게 변하는 것을 피하고, 시장이 안정되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