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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이재명 사당 만들어 당권 또 잡나”…발언 수위 자제 요청도
여론조사 진상규명 요구, 임종석 공천 배제 규탄도…이재명은 침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논란을 두고 비명(非이재명)계 의원들의 분노가 27일 진행된 의원총회를 통해 쏟아졌다. 친문(親문재인)계 좌장 격인 홍영표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면전에서 “남의 가죽을 그렇게 벗기다간 당신 손도 피칠갑될 것”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또 “명문(이재명-문재인)이 아닌 멸문 정당이 됐다” “지금은 100석이라도 얻을 수 있나” 등의 지적도 나왔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공개 의총에서는 이재명 대표와 당 공천 관리 기구들을 향한 비명계 의원들의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같은 날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서울 중·성동갑 출마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전략 공천 배제를 발표했다. 이후 친문계인 고민정 최고위원도 지도부 사퇴를 발표하며 항의 표시하는 등, 당내 갈등은 극에 치달은 상태였다. 복수의 의총 참석자들에 따르면, 홍영표 의원은 이 대표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동료 의원 평가에서 0점 받아 컷오프된 의원’을 거론하며 웃었던 일을 언급해 “남의 가죽 그렇게 벗기다간 당신 손도 피칠갑될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 개인 사당을 만들어 다음 당권을 잡으려 하는 건가”라고 수위 높게 따졌다고 한다. 이에 홍익표 원내대표가 “표현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구 단수공천을 확정한 박홍근 의원도 “200석 얘기하더니, 150석, 지금은 100석이나 할 수 있느냐”고 지적하며 “임종석 건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할 건가. 잘못하면 다같이 공멸한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또 비명계 송갑석 의원은 “문재인 없이 이재명만으로 총선 치를 수 있나”라고 반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탈당을 예고한 설훈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에게 “대표직도 내려놓고 총선 출마도 하지 말고 이 상황을 책임진다고 하고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지키면) 당이 그냥 망하는 게 아니다”라며 “충분히 다른 사람도 당을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도부를 향한 특단의 대책도 요구됐다. 오영환 의원은 “공천 갈등 의혹이 점입가경인데 이대로 정상적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나”라며 “사태 수습을 위해 조정식 사무총장, 김병기 사무부총장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심각한데도 지도부는 이대로 ‘시스템 공천이 잘 되고 있다’고만 얘기하실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불공정 공천 논란을 촉발시킨 여론조사 업체 선정 과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선에서 탈락한 김수흥 의원은 “다른 여론조사에서 크게 이기고 있었는데 어떻게 리서치DNA가 경선 여론조사를 하니 지는 것으로 나오나”라고 항명했다. 이에 당 중앙선거관위원장을 맡았다가 사퇴한 정필모 의원은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리서치DNA를 끼워넣었다가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선관위원장직을 그만뒀다”며 “저도 허위보고에 속았다”고 해명했다. 임 전 실장의 공천 배제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부 의원들이 유감스럽다는 발언이 있었다”며 “통합과 당의 단합 그리고 여러 가지 차원에서 조금 아쉽지 않느냐라는 말씀을 하신 의원이 몇 분 계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그것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의원총회에서 번복할 수는 없다”며 특정인에 대한 공천 논의가 위주고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의총에 참석한 이 대표는 침묵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 도중 자리에서 이석한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원님들께서 여러 가지 의견을 주셨는데 당무에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고민정 최고위원의 사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의원들의 반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의총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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