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울 자신 없다” 양육부담 느낀 母, 범행 후 극단선택 시도
1심 이어 2심도 ‘징역 10년’ 선고…“우울증 심해진 점 고려”
아이를 양육할 자신이 없다며 5세인 아들을 살해한 40대 친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등법원 형사3-3부(허양윤·원익선·김동규 판사)는 살인 혐의로 1심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여성 A(41)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검찰 측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작년 3월30일 오전 7시35분쯤 경기 화성시의 모 아파트에서 당시 5세였던 아들 B군의 얼굴에 이불을 덮어씌워 살해했다. 유치원 측으로부터 아들의 미등원 소식을 전달받은 A씨의 남편 C씨가 집으로 와 이들 모자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B군은 끝내 사망했다.
A씨는 앞서 B군이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것에 양육 부담을 느끼던 중 유치원 관계자로부터 ‘아이가 공격성과 폭력성이 강하다’는 말을 듣고 아이를 제대로 키울 자신이 없다는 생각에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우울증 진단을 받은 바 있던 A씨는 아들 B군을 살해한 후 극단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A씨가 남긴 유서 추정 문서엔 “너무 힘들다. B군은 내가 먼저 데리고 간다”는 취지의 심경이 담겼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죄질에 대해 “부모로서 자녀를 보호하고 양육할 책임을 저버리고 살해해 죄책이 매우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범행을 대체로 자백한 점, 우울증이 심해진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는 검찰의 항소에 대해 “원심은 피고인(A씨)에게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을 자세히 설시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했다”면서 “검사가 당심에서 주장하는 양형부당의 핵심 요소들은 이미 원심이 충분히 고려한 사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