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녀 1인당 평균 학부모 부담금 862만원…일반고는 46만원
“자사고 존치는 오년지소계…‘부모찬스’로 교육 불평등 심화”

19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이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KEDI)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사고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은 862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자녀 1명을 입학시킨 학부모가 평균 862만원의 부담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고의 학부모 부담금이 일반고의 19배 수준에 이르면서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교육 불평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이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KEDI) 등에서 받은 '2022년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사고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은 862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단위 자사고는 1223만7000원으로 더 많고, 광역 자사고는 746만9000원이었다. 학부모 부담금은 수업료와 입학금, 학교 운영 지원비(등록금), 급식비·기숙사비· 방과후학교 활동비 등 각종 수익자 부담금을 의미한다. 이 중 등록금과 교과서비는 고교 무상교육이 시행되면서 일부 사립학교를 제외하고는 무료로 지원된다.  고교 무상교육 시행에 따라 일반고의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은 46만6000원이었다. 자사고의 18.5% 수준이다.  외국어고의 경우 이 금액이 759만8000원, 국제고는 489만9000원에 달했다. 외국어고는 일반고 대비 16.3배, 국제고는 10.5배를 학부모들이 더 부담하고 있었다.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이 가장 많은 A자사고의 경우, 학부모가 1년에 3063만8000원을 지불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부모 부담금이 3000만원이 넘는 고등학교가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비정규직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188만1000원으로 연간으로 환산하면 2257만2000원이다. 이들이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자녀를 A자사고에 보내지 못하는 것이다.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등의 운영으로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고교 교육 불평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교육부 역시 비슷한 문제의식 때문에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 정부 들어 학생의 고교 선택권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이유로 결정이 번복됐다. 현재 교육부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존속시키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 중이다. 오는 22일까지 의견 수렴이 끝나면 연말 전후 시행령 개정이 마무리돼 자사고, 외고, 국제고 존치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자사고·외고 존치 시행령으로 정권이 바뀌자 교육 정책이 뒤집히는 '오년지소계(几年之小計)'가 되는 것"이라며 "경제력이 있는 '부모찬스'에 따른 불평등"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