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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美, 오히려 한국 필요로 해…자동차·배터리 등 받아낼 건 받아내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1월13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종현 시사저널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1월13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종현 시사저널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꼽지만, 대북 정책에서만큼은 보수 색채를 보여왔다. 16대 대선 때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고 노무현 정부에서 대북 정책 자문을 맡기도 했지만 북한 정권이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북 온건 정책과는 거리를 뒀다. 이후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과 박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인 위원장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은 필요하다는 소신을 보였다. 그의 형인 스티브 린튼은 북한 어린이에게 의약품을 보내는 유진 벨 재단을 운영하면서 북한 동포를 위한 인도적 지원 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스티브 린튼은 80여 차례 북한을 다녀왔고 김일성 주석과도 두 차례 만났다. 인 위원장 역시 결핵 문제 해결 등을 위해 29차례 방북해 북한의 실상을 봤다.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 방북 경험을 바탕으로 이념과 사상을 뛰어넘어 도움이 되고자 했지만 오해만 사고, 인도적 지원에 실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 위원장은 남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3국의 개입 없는 당사자 간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北에 인도적 지원 필요…남북 문제에서 제가 중매쟁이 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을 때 남북 문제 관련 대화도 했나.

“3개월 전 윤 대통령과 만나 식사했을 때 북한 문제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제가 얼굴이 이래서(백인이어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한국이 미국에 너무 잘 맞춰준다고 생각한다. 이제 한국은 가난한 나라, 그저 따라가는 나라가 아니다. 오히려 미국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나라가 될지도 모른다. 윤 대통령께 ‘문 닫아놓고 받아낼 건 받아내야 합니다’라고 했다. 또 ‘미국에 자동차나 배터리 좀 내놓으라고 하세요’라고 했더니 옆에서 영부인도 전적으로 동의하셨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여러 오해가 있는데 실제로 만나보면 위트가 있고 굉장히 화통하시다.”

윤석열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중단한 상태인데 줄곧 해왔던 결핵 퇴치 사업으로 인도적 지원의 물꼬를 틀 수 있지 않을까. 
“기회가 주어지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이것은 남북 문제다. 미국(의 개입)을 더 이상 봐줘선 안 된다. 김대중 정부 당시의 원칙처럼 남북이 풀어야 한다. 제3자는 다 빠지고 당사자들끼리 해결해야 한다. 그 사이에서 제가 중매쟁이가 될 수는 있다.”

인도적 지원이 중단되어선 안 된다는 건가.

“북한은 쌀 200만 톤이 부족한데 우리 창고에는 쌀 몇백만 톤이 쌓여 있다. 식량 좀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저는 북한 주민들의 실상을 봤다.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은 다른 차원으로 봐야 한다.”

여당을 설득할 수 있겠나.

“(북한이) 정부가 준다고 했는데도 안 받고 있다. 북측에서 거절하는 것이다. 북한 사람들 마음부터 녹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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