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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의 질병 아니므로 긍정적 조절 및 해소 가능

반려견 행동 교정 프로그램을 보면 다양한 사연을 가진 보호자와 반려견이 등장한다. 보통 방송 초반에는 반려견 가정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그들의 일상을 보여주고, 문제 행동이 촉발되는 상황들을 통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이러한 상황을 감시카메라로 지켜보는 반려견 행동 전문가는 고뇌에 찬 표정을 짓는다. 반려견은 간혹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나 이웃에게 지나친 공격성을 보인다. 심한 경우 피를 보고야 마는 돌발 상황까지 벌어져 보는 이마저 불안에 떨게 만든다. 현장에 투입된 전문가가 교육을 진행하면서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는 예도 있다. 하지만 일부는 (반려견의) 타고난 기질이라 말하며 보호자에게 그 성향을 억누를 수 있을 뿐, 근본적인 개선은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한다. 정말 반려동물에게 타고난 기질은 존재하는 걸까. 그렇다면 그런 기질이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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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종마다 성향 다른 이유도 기질 때문

반려동물의 기질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 선천적 요인은 유전으로 대물림되며, 유전형질이 유사한 동일 품종 사이에서 비슷한 기질과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특히 사람에 의해 개량된 반려동물은 특정한 목적을 위해 지속적으로 교배돼 왔기 때문에 유사한 행동양식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어떤 품종은 매우 활발하다. 다른 어떤 품종은 대체로 온순하고, 또 다른 품종은 매우 흥분을 잘한다는 등의 인식은 이런 이유에서 나온다. 그러나 동일 품종이라 해서 모두 같은 기질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단적인 예로, 한 어미에게서 태어난 새끼 중에서도 어떤 개체는 매우 활발하지만, 다른 개체는 소심한 모습을 보인다. 품종이 아닌 다양한 유전적 요인에 의해 타고난 선천적인 기질을 알 수 있다. 타고난 기질을 ‘불치의 질병’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 사람도 모두 타고난 외형과 성격이 다르다. 교육을 받으며 서로 맞추어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처럼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생후 1~3개월에 해당하는 사회화의 황금기에 보호자의 적절한 교육을 받는다면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환경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다. 타고난 기질을 조절하고, 긍정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을 배워 나갈 수 있다. 그렇다면 방송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교육으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사연에 따라 크고 작은 차이는 있겠지만, 반려동물이 보호자와 함께하는 환경과 교육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물들이 타고난 기질이 제각각 다르듯이 이에 따른 교육과 환경 역시 다르다. 서로 맞지 않는 성향의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만나 적절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반려동물이 지속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환경에 놓여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반려동물의 타고난 기질은 부정적으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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