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대변인은 보통 안팎으로 인기가 없다. 업(業)의 본질이 그렇다. 안에서는 언론을 향해 “너무 많이 알린다”고 질타를 받고, 밖에서는 기자들이 “너무 안 알려준다”고 아우성을 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입’으로 산다는 것은 매일 전쟁 같은 하루를 치른다는 뜻이다. 말 한마디 잘못하면 정국이 요동친다. 그러니 안에서도 밖에서도 대변인은 공격 대상 1순위가 된다.
그런데 이 남자는 사뭇 다르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을 향한 시사저널의 ‘차세대 리더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에 김기흥(48)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이름이 가장 많이 나왔다. 나이와 직급의 높낮이를 가리지 않고 그는 고른 추천을 받았다. 추천 이유는 다양했다. 선임행정관 이상의 직급에서는 그의 업무 능력을 평가했다. 업무 처리가 빠른 데다 꼼꼼하기까지 하다는 평가였다.
행정관급에서는 그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살인적인 업무 강도를 견뎌내면서도 늘 차분한 자세를 유지하는 점, 언론의 빗발치는 공격에 전쟁 같은 상황이 펼쳐져도 제일 먼저 최전선으로 나가는 점 등이 거론됐다. 김 부대변인과 매일 전쟁을 하는 기자들의 평가는 어떨까. 놀랍게도 대통령실 내부의 평가와 궤를 같이하는 이야기가 상당수였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은 그의 프로다움을 인정했다. 다만 KBS 기자 출신으로 사표를 내자마자 윤석열 캠프로 직행해 논란을 일으킨 점은 여전히 꼬리표처럼 남아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 참여 선언 당시부터 윤 대통령을 보좌한 김 부대변인에 대해 곧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이다. 지역구로는 인천 연수을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차세대 리더 선정에 대한 소감을 묻는 인터뷰를 극구 사양한 김 부대변인은 과연 국민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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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차세대 리더’ 100인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엿보다
새 시대의 ‘대한민국 권력 지도’에 새겨질 새 희망이자 요구
시사저널-한국갤럽 전문가·일반 국민 1000명 설문조사, 해당 분야 전문가들 추천
‘차세대 리더’를 선정하는 일은 왜 중요할까.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각 분야에서 샛별처럼 떠오른 이들은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차세대 리더에 주목하면 대한민국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대중이 지금 무엇을 원하고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동시에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흘려보내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우리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이다. 시사저널이 2008년부터 16년째 ‘차세대 리더’ 조사를 이어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살펴보기 위함이다.
‘2023 차세대 리더 100’ 선정 과정은 지난해와 같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분야별 인물 순서는 무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