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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실종 30명 넘은 15일 오후, 이틀 만에 대통령 지시 나와
대통령실 “그 시간 아니면 우크라 방문 기회 없을 것 같았다”
방미 김기현 대표도 귀국길…“막대한 피해 못 막아 송구”
3년 만에 최대 규모 호우 인명 피해 발생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6일 오전 11시까지 호우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모두 43명이다. 중대본 발표 이후 충북 오송 지하차도 수색작업이 이어지며 시신 2구가 추가로 인양되고, 경북에서도 호우 피해 사망자가 2명 더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호우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47명으로 지난 2020년 피해 규모(46명)를 넘어섰다. 수색이 진행 중인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피해자들이 추가로 발견되면 사망자 등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해 상황이 속속 집계되는 가운데 재난 컨트롤타워가 제 역할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전격 결정되고 귀국이 늦춰지면서 대응이 적절했냐는 지적이다. 순방 일정 중 윤 대통령의 호우 관련 메시지는 지난 13일 처음 나왔다. 당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와 통화해 “재난 상황에서는 다소 과하리만큼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호우 상황은 지난 14일부터 심각해졌다. 14일 밤이 지나고 15일 새벽이 되자 충북 괴산댐은 43년 만에 월류했고,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오송 지하차도는 물에 잠긴 상태가 됐다.尹, 수해 상황 심각해지자 이틀간 세 차례 대책 지시
이에 호우 관련 윤 대통령의 지시가 나온 건 15일 오후 4시경, 우크라이나 현지 시각 오전이었다. 이미 사망·실종자 숫자가 30명이 넘은 상황이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도착하자마자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및 대처 상황에 대해 보고받고 한 총리에게 “군·경 포함 정부의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재난에 총력 대응해달라”고 지시했다. 이후 호우 관련 메시지는 연이어 나왔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 종료 직후 서울 중대본과 화상으로 수해 피해 상황을 점검했고, 폴란드 바르샤바로 돌아오는 열차 안에서 참모들과 집중호우 대응 긴급 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고 추가로 공지했다. 이어 16일(현지 시각) 4시50분경에는 폴란드 현지에서 중대본과 화상으로 연결해 집중호우 대처 점검회의를 주재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우크라이나 도착 직후 ‘총력 대응’을 주문한 것을 시작으로 15∼16일 이틀 동안 모두 세 차례 집중호우와 관련한 대책을 지시한 것이다. 인명 피해가 늘어나면서 ‘늑장대응’ 논란이 커지자 적극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수해로 인한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서도 예정에 없던 우크라이나 방문을 결정한 데 대해서도 대통령실은 16일(현지 시각) 설명에 나섰다. 폴란드 바르샤바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난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내 상황을 고려해 우크라이나 방문 취소를 검토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 시간이 아니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지금 당장 서울로 뛰어간다고 해도 그 상황을 크게 바꿀 수는 없는 입장이기에, (수해 상황을) 수시로 보고를 받고 하루에 한 번 이상 모니터링을 했다”고 설명했다. 국정 운영의 한 축인 여당의 수장도 한국에 없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0일 5박7일 일정으로 미국으로 출국했다. 미 백악관·정부 관계자,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올해 7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의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김기현 대표도 미국서 귀국길…野 “우크라서 화상 지시만”
방미 일정을 마무리한 김 대표는 현재 귀국길에 오른 상황이다. 그는 15일(현지 시각) 자신의 SNS에 “5박7일 간의 미국 출장 일정을 마무리했다”며 “북핵 위협으로부터의 우리나라 안전보장과 재편되는 국제질서 속에서의 경제시장 확보, 재외동포 지위향상 등을 위해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되지만, 본국의 폭우 피해 소식으로 마음이 무겁다”고 적었다. 그는 “폭우로 수십 명의 인명이 사망·실종 상태이고, 산사태·도로침수·농지와 주택침수·댐 범람·급류사고 등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는 보도를 접하니, 침울하기 짝이 없다”면서 “지난해 여름 ‘물폭탄’ 수해 이후 많은 분들께서 대비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막대한 피해를 좀 더 철저히 막을 수 없었던 점, 매우 송구스럽다”고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저도 한 시라도 빨리 귀국하기 위해 최대한 빠른 항공편을 수소문해 비행기를 타려고 지금 LA공항에 도착했다”며 “귀국하는 대로 보다 상세한 상황을 파악해 최대한 신속하고 충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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