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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기간 투하된 집속탄으로 지금까지 인명 피해 겪어
훈센 총리 “최대 수백 년 동안 자국민이 큰 위험 처해”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모습 ⓒ AFP=연합뉴스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모습 ⓒ AFP=연합뉴스
과거에 매설된 지뢰 및 불발탄으로 인해 수만 명이 목숨을 잃은 캄보디아가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제공하는 집속탄을 사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10일 AFP통신에 따르면,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자국 영토에 집속탄을 투하할 경우 최대 수백 년 동안 자국민들이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훈센 총리는 1970년대 초반에 미군이 캄보디아에 투하한 집속탄으로 인해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점을 거론하면서 “50년 넘게 세월이 흘렀지만 폭탄을 모두 제거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 7일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포함해 고속기동로켓시스템(HIMARS) 탄약 등 총 8억 달러(약 1조412억원) 규모의 신규 군사 지원을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집속탄은 넓은 지역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공중에서 수많은 소형 폭탄을 살포하는 방식의 살상 무기다. 그 위력이 엄청나고 일부 폭탄의 경우 불발탄 비율이 40%에 달해 민간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국제적으로 상당수 국가가 사용을 중단했다. 미 국방부 차관이 “우크라이나는 주권 보호를 위해서만 이를 사용한다”고 설명하는 등 집속탄 제공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무차별 살상 무기인 집속탄 지원 방침에 국제사회는 물론 미국 내에서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베트남전 기간인 1960∼1970년대에 공산군 기지를 공격하기 위해 인근 국가인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집속탄 등을 집중투하했다. 또 캄보디아는 1998년까지 30년 동안 이어진 내전 기간에 수많은 지뢰가 매설됐다. 이로 인해 캄보디아에서는 1970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2만여 명이 숨졌고 4만5000여 명이 다쳤다. 캄보디아 지뢰대응센터(CMAC)의 헹 라타나 센터장은 앞서 지난 2월 자국 국경지대에 남은 집속탄 제거에 7억 달러(8843억원)가 들 것이라면서 “불발탄은 건드리면 터질 수 있기 때문에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큰 위협”이라고 설명했다. 캄보디아는 오는 2025년까지 전역에서 모든 지뢰와 불발탄을 제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해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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