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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러에 윤활유 수출 2배 늘린 한국 기업, 우크라 침략 도와”
군용 사용 의혹 제기에 韓기업들 “군 유입 가능성 전혀 없다”

ⓒ연합뉴스
러시아의 오일 탱크 ⓒEPA=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국 기업들의 대(對)러시아 자동차 윤활유 수출이 급증했으며, 이것이 군용으로 전용됐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9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정부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한국의 대러시아 자동차 윤활유 수출액이 2억2900만 달러(2977억원)로 전년보다 116.7%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FT는 러시아 수입 자료를 인용해 SK엔무브와 미국 에너지 기업 셰브런 합작사인 GS칼텍스가 이로 인한 주요 수혜기업이라고 주장했다. 두 회사의 대러시아 엔진 오일 수출액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본격적으로 침공하기 전인 지난해 1월 280만 달러(36억원)이었으나 이후 급증해 올해 3월에는 2800만 달러(364억원)로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SK엔무브는 러시아 전체 자동차 윤활유 수입량의 6.5%, GS칼텍스는 5%를 차지하고 있다. FT는 이들 기업이 러시아에 수출한 윤활유는 러시아군의 탱크와 장갑차 연료 등 군용으로 사용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패트릭 도나호 전 미8군 작전부사령관은 "모든 유류(POL) 제품은 민간과 군이 이중으로 사용할 수 있다"라며 "러시아에 유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돕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기업은 FT 보도를 "사실 무근"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러시아에 수출 중인 물품은 제재 대상이 아니며, 군용 승인도 받지 않았기에 군용으로 전용될 개연성도 없다는 것이다. GS칼텍스 측은 "제품의 재판매 금지가 계약에 명시돼 있다"며 "러시아 군에 납품되는 오일 규격이 따로 있는데 러시아 현지 제품만 승인받았기 때문에 (우리 제품은) 구조적으로 (군에) 납품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SK엔무브 측도 "FT 보도는 사실무근"이라며 "자동차용 윤활유를 판매할 때 판매처를 정확히 확인하고 있으며, 러시아에 군용 물자나 탱크용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판매하는 윤활유는 국제적으로도 수출 금지 품목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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