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공신은 석유류…1985년 1월 이후 최대 하락폭 기록
전기·가스·수도, 전년 동월 대비 25.9% 올라
물가상승률이 5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21개월 만에 2%대로 떨어졌다. 물가 하락에는 석유류 가격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2로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전달인 5월 3.3%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5.2%를 기록한 이후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까지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도 둔화했다. 5월 3.2%였던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달 2.3%로 떨어졌다. 생활물가가 2%대로 둔화한 것은 27개월 만에 처음이다.
물가 하락에 기여한 품목은 석유류다.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25.4% 떨어졌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1월 이후로 최대 하락폭이다. 경유는 32.5%, 휘발유는 23.8%, 자동차용 LPG는 15.3% 각각 내렸다.
서비스 가격 상승률이 둔화한 것도 물가 안정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간 서비스 가격은 높은 인건비, 재료비 등이 뒤늦게 반영되며 전체 물가 상승세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서비스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3% 오르며 전달 상승폭(3.7%)보다 줄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가격이 하락하고 서비스 부문의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021년 9월 이후 처음으로 2%대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격을 소폭 내린 라면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13.4% 올랐다. 김 심의관은 “라면값의 경우 이달 1일부터 출고가 인하됐지만, 통계청은 출고가가 아닌 판매가를 조사하기 때문에 판매가 조정 이후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전기·가스·수도는 지난해 동월 대비로 25.9% 오르며 여전히 높은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비스도 외식 가격(6.3%)을 중심으로 3.3% 상승했다.
김 심의관은 “7월까지는 기저효과를 고려할 때 물가가 많이 안정될 것 같고 하반기는 그에 비해 하락폭이 둔화할 수 있다”며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은 상방 요인이고, 국내 경기에 따라 하방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