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때까지 가장 시급한 문제는 현재 코로나19 증가세를 꺾어야 한다는 것이다. 12월13일 국내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최초로 1000명을 넘겼고, 16일 1078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12월17일 현재까지 방역 수준을 수도권 2.5단계, 전국 2단계로 유지하고 있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올겨울에 신규 확진자를 100명 아래로 낮추기는 힘들 것이다. 당장 전국 3단계 방역 조치를 해서 거리 두기를 강화해야 한다. 일부 시설은 운영 중단까지 각오하고 증가세를 확실히 꺾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겨울이 시작되는 지금부터 내년 초까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질 시기다. 춥고 건조한 겨울철인 데다 연말연시로 인구 이동도 많을 수밖에 없다. 감염 재생산지수(R값)도 1.28이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코로나19 환자 1명이 추가로 몇 명의 신규 환자를 감염시킬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1.28인 경우 환자 1명이 1.28명의 감염자를 발생시킨다는 의미다. 이 지수가 1 이하일 때 감염병 유행이 사그라든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2월14일 정례 브리핑에서 “감염 재생산지수가 1.28 정도다. 환자 수를 추계해 보면 950명에서 1200명 사이의 환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예전에는 젊은 층의 감염자가 많았다면, 요즘은 50~60대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위·중증 환자는 11월26일 78명에서 12월16일 226명으로 3배에 육박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 사회에 바이러스가 널리 퍼진 가운데 겨울이 시작됐다. 특히 비수도권의 코로나19 증가세가 가파르다. 그러나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준은 느슨하다. 지금 10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으나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 앞으로 더 많은 감염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중증 환자가 급증세이니만큼 병상과 의료진 부족이 현안으로 떠올랐다. 의료체계 붕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의 협조를 받아 병상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긴급동원령을 내려서라도 병상을 확보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이 4계절을 지났다. 정부는 그동안 괜찮다고만 하다가 최근 실패를 시인했다. 그러고는 민간병원에 병상을 내놓으라고 하니 기존 입원 환자는 길바닥에 나앉을 상황이다. 또 코로나19 환자와 기존 환자가 섞이면 기존 환자는 바로 고위험군이 되기 때문에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과거 신종플루 때 우리 병원도 7층을 통째로 털어 신종플루 환자를 치료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전파력 등에서 신종플루와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당장 체육관, 연수원, 기숙사, 전시장 등을 가리지 않고 병상을 빨리 확보하는 긴급동원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