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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는 문 대통령의 35~40% 지지율, 깨질 수 있을까
같은 시기 DJ·盧 10~20%대 지지율과 비교돼
한국갤럽의 역대 대통령 지지율과 비교해 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그래도 양호한 편이다. 비슷한 임기 시점에 김영삼 전 대통령은 34%의 긍정 평가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8%, 노무현 전 대통령은 16%, 이명박 전 대통령은 37%, 박근혜 전 대통령은 32%로 각각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특히 같은 민주당 계열 정권이었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상대적으로 보수층이 두터웠던 과거에 보수진영 대통령들은 모두 30%대를 유지했으나, 김·노 전 대통령은 10~20%대였다. 최근 ‘추-윤’ 갈등이 지속되고 부동산 문제, 코로나19 상황 악화 등 각종 악재가 쏟아지면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했지만, 단단한 지지층은 살아 있다. 30%대로 떨어진 문 대통령 국정수행 조사 결과가 있지만, 최근까지 40% 가까이 마지노선을 지켜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른바 ‘다이아몬드’ 지지층 때문이다. 역대 모든 대통령이 대선 당시엔 콘크리트 지지층을 확보하지만, 임기가 지나면서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문 대통령의 사정은 좀 다르다. 계속 유지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유권자들의 학습효과와 공동운명체 인식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지지층의 뿌리는 노 전 대통령 지지층에서 기원한다.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팬덤 현상이 고스란히 문 대통령으로 향하게 된 모습이다. 핵심 지지층은 검찰 개혁이라는 목표로 대통령과 하나가 된 운명공동체 성격이 짙게 배어 있다. 대통령 핵심 지지층은 이념적 기반, 지역적 기반, 세대 기반으로 구성된다. 핵심 지지층이 얼마나 견고한지가 대통령 지지율 40% 비밀의 열쇠다. 먼저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은 ‘민주당’ 지지층이다. 집권여당이므로 당연히 문 대통령을 지지할 것으로 인식한다. 그렇지만 역대 대통령들의 임기 후반기 모습과는 다르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단단한 지역 기반을 가지고 있는 대통령일지라도 임기 막판에는 지지율이 심하게 흔들렸다. 차기 대선후보가 부각되고 국정 동력이 떨어지는 시점에 정당 지지층이 달아나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전체 지지율이 하락하는 국면에서도 민주당 지지층의 긍정 평가는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리얼미터와 YTN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국정수행 지표(개요는 그래프에 표시)를 분석해 보았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 8월24~28일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긍정 지지율은 49%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 중 91.2%가 문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2월7~11일 조사에서 지지율은 36.7%로 같은 조사기관의 결과에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민주당 지지층은 무려 85.3%가 지지하고 있다(그림①). 압도적 차원을 넘어 절대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 민주당 지지층이다. 대통령과 일종의 공동운명체가 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악재 속에서도 한결같은 충성도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대통령 레임덕 운운하지만 집권여당 지지층의 긍정 평가를 50% 이상 유지한다면 쉽게 레임덕으로 가진 않는다.與 지지층·호남·40대의 ‘묻지마 지지’
두 번째로 대통령의 핵심 지지를 만들고 있는 계층은 ‘호남’ 지지층이다. 영남 출신인 문 대통령은 호남 지역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마치 호남 출신 정치인이 받는 응원과 성원 그 이상이다. 지역적으로 호남이지만 행정적인 구분에 그치지 않는다. 전국적으로 호남 출신 또는 호남 정서에 공감하는 광범위한 지지층들의 후원을 얻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도 호남으로부터 전적인 지지를 받아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지역 기반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금의 호남은 다르다. 5·18특별법이 통과되고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 등 호남을 배려하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현 정부의 전직과 현직 국무총리가 모두 호남 출신이다. 리얼미터와 YTN 조사에서 8월말 호남 지역 긍정 평가는 74.9%로 다른 지역과 완전히 다르다. 전체 긍정 지지율이 30%대 중반 가까이 내려온 12월7~11일 조사에서도 호남은 60%에 육박하는 지지율이다(그림②).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의 핵심 세대 기반은 ‘40대’ 지지층이다. 지지율을 분석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대목은 ‘지지 비율’뿐만 아니라 ‘지지 강도’다. 문 대통령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40대의 지지를 무한정으로 받고 있다. 40대 지지층 역시 문 대통령과 정치적인 공동운명체 성격이 뚜렷하다. 지금의 40대는 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 20대였다. 노 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층이었다. 시간이 지나 40대가 되면서 다른 세대에 비해 더 강화된 기반이 된 이유다. 리얼미터와 YTN 조사에서 40대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전체 긍정 지지율보다 지속적으로 10%포인트가량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그림③). 20대와 30대는 지지층 이탈이 큰 폭으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40대는 대체로 견고하게 지지층으로 유지된 양상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는 12월16일 새벽에 ‘2개월 정직’ 결정을 내렸다. 대통령 지지율에 큰 부담을 주었던 ‘추-윤’ 갈등 후폭풍이 중징계 결정에 따라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핵심 지지층은 더 결집하겠지만, 중도층에 미치는 영향은 대통령에게 부담이다. 대통령의 레임덕을 막아주는 핵심 지지층, 즉 민주당 지지·호남·40대층이 어떤 상황에서도 무조건적인 지지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