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보다 강남 집이 먼저지.” “자리보다 똘똘한 한 채를 선택했다는 것이구나.” “돈이 최고지. 정치하는 사람들이 나라 위해서 일하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이 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자, 인터넷 포털 댓글창에서 이 같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사의를 밝힌 6명 중 3명이 다주택자여서, 사표 수리 여부와 무관하게 주택 매각 여부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의를 밝힌 비서진은 노 비서실장을 포함해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등이다. 이 가운데 노 비서실장과 김조원 수석은 각각 서초구 반포동과 송파구 잠실동 등 강남 일대에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외 김외숙 수석과 김거성 수석도 다주택자다.
앞서 노 비서실장은 반포동 아파트 대신 충북 청주 소재 아파트를 처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차기 충북지사 출마가 유력했던 그가 청주 지역에 터를 두는 것보다 반포 아파트 매매로 인한 시세 차익을 우선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노 비서실장은 다시 반포 아파트를 처분하겠다고 번복해 빈축을 샀다. 현재는 반포 아파트를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만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김조원 수석의 경우 ‘꼼수’ 논란이 일었다. 김 수석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신아파트와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중 잠실동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했는데, 매물 가격이 시세보다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러 비싸게 가격을 불러 아파트를 팔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김 수석은 해당 매물을 다시 거둬들였다.
김거성 수석은 서울 은평구와 경기 구리시에, 김외숙 수석은 부산 해운대구와 경기 오산시에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다. 김거성 수석의 경우 구리시 아파트 매도를 추진하고 있으며, 김외숙 수석은 아파트 한 채를 내놨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국 사의를 표명한 비서실 산하 수석비서관 5명 가운데 3명이 다주택자인 채로 직을 그만두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결국 ‘직’이 아닌 ‘집’을 택했다”면서 “이번 발표를 보면 대충 위기를 모면하고자 하는 보여주기식 꼬리자르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몇명 교체하는 것으로 불리한 국면을 넘어가려 하지 말라. 고통 받는 국민 앞에 물타기 인사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들 6명이 사의를 밝힌 이유에 대해 “최근 상황에 관해 종합적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라며 “다만 사의를 수용할지 여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