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와 노쇠는 다르다. 노화가 나이를 먹으면서 생기는 다양한 현상이라면 노쇠는 몸이 약해 장애가 생길 위험에 처한 상태를 의미한다. 평소 생활 속에서도 노쇠를 의심할 만한 증상을 짚어볼 수 있다. 이윤환 아주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한국 노인 노쇠 코호트 연구에 이용하는 노쇠 표현형 항목 다섯 가지를 살펴보면 노화 정도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쇠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 5가지는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 근력 약화, 정서적 고갈, 보행 속도 저하, 신체활동 저하다.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란 다이어트나 질병 등 특별한 원인이 없는데 1년간 4.5kg 이상 또는 자신의 본래 체중의 5% 이상 감소하는 것을 말한다. 이 정도라면 노쇠가 진행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근력 약화는 마트에서 장을 본 후에 확인해 볼 수 있다. 예전엔 별 부담 없이 들어올리고 옮기던 물품이 어느 날부터 버겁게 느껴진다면 근력이 약해진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근력 상태를 확인하려면 악력을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체중은 정상이라도 악력계로 측정했을 때 27kg 이하(남자) 또는 18kg 이하(여자)로 나오면 노쇠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정서적 고갈은 쉽게 말해 바깥 활동을 잘 안 하게 되는 경우다. ‘지난 일주일간 나는 모든 일이 힘들게 느껴졌다’ 그리고 ‘지난 일주일간 나는 도무지 뭘 해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라는 두 항목 중 하나라도 3일 이상에 해당하면 정서적 고갈로 진단된다.
평소 걷는 속도도 노쇠를 가늠하는 척도다. 걷는 행동이 힘들거나 속도가 느려지면 노쇠를 의심해 볼 만한다. 정확한 보행 속도는 병원에서 키를 고려해 측정해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1초에 1m 이상 걷지 못하면 노쇠 신호로 본다.
신체활동 저하는 소모한 열량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일주일에 남자는 약 495kcal 미만, 여자는 약 284kcal 미만의 열량을 소모하면 노쇠다. 사실 이 기준은 연구에 필요한 수치이고 현실적으로는 거의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 쉽게 지치고 힘이 없는 증상을 느끼면 노쇠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