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인, SNS 통해 박원순 시장 사망 애도
민주당, 일정 최소화…통합당, 의원들에 언행 조심 당부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10일 정치권은 충격 속에 각종 일정을 취소하며 고인에 대한 애도를 이어가고 있다. 국회 원 구성과 부동산 정책,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충돌 등 주요 사안을 놓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온 여야는 정쟁을 일시 중단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를 제외한 나머지 일정을 취소하며 정치 일정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날 오전으로 예정됐던 부동산 대책 관련 당정 협의는 전날 취소됐다.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세종·대전·충북·충남 예산정책협의회도 순연했다. 김 원내대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현장 점검 방문 일정도 취소했다.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했던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의원도 예정했던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정치권 인사들이 고인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애도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박 시장의 비보가 전해진 직후 페이스북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적었다. 윤영찬 의원은 "삶이 무엇이고 정치는 또 무엇인지 갑자기 안개가 시야를 가린다"며 "개인적 인연은 없었지만 네이버에 다닐 때 갑작스레 정무부시장 제안을 해주셔서 고사했던 기억이 난다"며 박 시장의 명복을 빌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시민운동가로 시작하셔서, 3천일이 넘는 기간동안 서울시장으로 대한민국 수도의 발전과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셨던 박원순 시장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했다. 최민희 전 의원은 "박 시장은 민주주의에 헌신했고 시민운동을 성큼 키웠으며 정치를 시민의 삶 곁으로 낮춘 '활동가'였다"며 "그 고뇌와 외로움을 이해하며 명복을 빈다"고 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아, 박시장님. 이렇게 가시다니요"라고 슬픔을 나타냈다. 같은당 손혜원 전 의원은 "서둘러 가시려고 그리 열심히 사셨나. 내 마음 속 영원한 시장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했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은 "그분을 죽음으로 이끈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며 "그분이 광장을 지켜주지 않았다면 1700만의 평화로운 촛불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끝까지 믿기지 않는 거짓말 같은 상황이길 바랐다"며 "원망스럽다. 이렇게 고통스러운 방식이어야 했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과(過)가 있다 한들, 오점이 있다 한들 살아서 해결했어야 한다. 당신을 바라봤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라며 "또 다시 비통하고도 잔인한 시간"이라고 했다.
미래통합당 역시 애도의 뜻을 전하며 최대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박 시장이 실종 상태일 때 의원들에게 "언행에 유념해주시기를 각별히 부탁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김은혜 대변인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하는 사안"이라며 "고인이 된 상황에서 이런저런 말을 보태는 것은 도의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수영 통합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비록 정당이 다르고 많은 경우 정책적 견해도 달라 소송까지 간 적도 있지만, 죽음 앞에서는 숙연해진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날 박 시장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아직 빈소가 마련되지 않았지만, 생전 고인과 가까웠던 박홍근 민주당 의원 등 의원 10여 명이 다녀갔다. 지도부 등 주요 당직자는 빈소가 마련되는 대로 조문할 계획이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주 원내대표의 조문 여부나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