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3위로 급부상하면서 정치권이 요동쳤다. 윤 총장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자마자 10%를 웃도는 지지율을 보이며 야권 후보군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윤 총장이 야권의 대항마로 급부상한 계기는 무엇일까.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6월22일부터 26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성인 2537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한 결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총장 지지율은 10.1%를 기록했다. 민주당 소속 이낙연 의원(30.8%)과 이재명 경기지사(15.6%)의 뒤를 이은 3위로, 야권 후보군 중에선 1위이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5.3%),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4.8%)에 비해 크게 앞서는 수치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30일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윤 총장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현 정부와 가장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로 비춰지는 게 사실”이라며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날선 갈등이 역설적이게도 윤 총장의 존재감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다만 박 의장은 “윤 총장이 정치인으로서 검증받은 능력은 없다”면서 “정치판에 실제로 들어온다면 황교안 전 대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박 의장은 “황 전 대표 역시 엄청난 기대와 지지를 한 몸에 받으며 장내로 들어왔으나 거품이 빠지면서 곤두박질치지 않았느냐”면서 “윤 총장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장은 “윤 총장은 정부와의 관계가 껄끄러울 뿐더러 가족 문제 등 약점이 많은 사람”이라며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출마할 사람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합당에 마땅한 대선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윤 총장의 지지율이 고공행진한다면 야권의 러브콜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께 출연한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역시 “윤 총장이 정치하기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보수 인사 중에서 윤 총장과 과거 국정농단 수사를 계기로 갈등을 빚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보수 측 인사로 영입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통합당의 대선판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좌지우지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은 윤 총장이 의회 경험이 없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다”고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은 “사실 윤 총장은 현재 추 장관에게 일방적으로 질타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역공하지 않고 소극적인 모습만 보인다면 정치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권 실세를 구속시키는 등의 반전을 연출해야 출마에 정당성이 부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