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보 겨누는 ‘진보 논객’ 진중권 前 동양대 교수
“文 대통령 지지율은 ‘허상’”
“文 대통령 성과 없다…친문, ‘노무현’ 이권으로 활용”
민주당을 ‘신적폐 세력’이라는 건 다소 과도한 규정 아닌가.
“‘구(舊)적폐’인 통합당 쪽은 어느 정도 청산이 됐지 않나. 대통령 둘이 구속됐고 사법농단·블랙리스트에 연루된 이들도 재판받고 있다. 근래 문제가 된 모든 비리 사건의 주역은 다 민주당 쪽이었다. 성추행도 몇 년 전엔 ‘성누리당(性+새누리당)’이라며 저쪽을 주로 욕했는데 최근 일어난 모든 성추행 사건은 다 민주당 쪽 사람들이다. 그 외 선거 개입이나 신라젠 문제, 태양광사업 의혹 등등 많다. 적폐청산의 카드는 이제 본인들에게 갖다 대야 할 때다. 옛날 방화범 잡는 것보다 지금 불 지르고 다니는 사람들부터 잡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은가.”
그런 여러 의혹에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여전히 50%를 훨씬 웃돈다. 어떻게 해석하나.
“허상이다. 코로나 지지율이다. 위기엔 본래 지도자 중심으로 뭉친다. 독일 메르켈 총리는 지지율이 80%까지 가기도 하고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도 지지율이 엄청 높다. 코로나가 계속되는 동안은 문 대통령도 높은 지지율이 유지되겠지만 결국엔 허상이다. 사실 이번 정권 들어와서 한 게 없잖나. 문 대통령 자체가 ‘의전 대통령’ 같다. 자기 생각이 있는 분은 아니다. 그냥 탁현민 같은 사람들이 주도해 쇼를 연출하고 ‘울컥’ ‘뭉클’한 신파 코드만 활용한다.”
그래도 역대 대통령들의 집권 4년 차 지지율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높은 수치다.
“운이 참 좋은 분이다.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다. 대선도 사실 촛불 때문에 쉽게 승리했다. 그다음엔 계속 떨어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코로나가 터졌다. 사실 코로나 방역도 이 정권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지난번 메르스 때 미리 많은 경험을 했었던 거고, 또 의료 벤처들이 있어서 신속하게 키트도 개발될 수 있었던 거다. 그런데 이걸 두고 지금 K방역이라고 좀 심하게 ‘국뽕’에 빠져 있는 것 같다.”
‘노무현 정신’을 자주 언급하며 ‘현 정권이 이 정신을 잃어버렸다’고 평가했다. 이유가 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보면 문제의식도 정치철학도 뚜렷하다. 그때 노 대통령이 뭐라고 했나. 우리가 정권 한 번 잡는 것보다 선거제를 개혁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걸 민주당은 이번에 위성정당 만들어 무력화시켰다. 황당한 건 그 위성정당 사람들이 노무현의 무덤에 가더라. 사법개혁은 어떤가. 원래는 ‘산 권력이든 죽은 권력이든 똑같은 칼을 대는 게 곧 정의’라는 정신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자신들에 대한 수사는 못 하게 하면서 죽은 권력에만 예리한 칼을 들이대고 있지 않나. 이 두 개혁 모두 실패했는데, 저들은 자신들이 개혁세력이라고 아직도 착각하고 있다. 결국은 노무현이란 브랜드만 남아 친노·친문들의 이권으로 활용되고 있다.”
결국 언행일치가 안 되고 있는 게 문제란 건가.
“그렇다. 옛날에는 이 정도가 되면 창피한 줄 알았다. 그런데 이들은 창피한 줄을 모른다. 당당하다. 아직도 투사이며 전사이고 순결하다. 나라를 과거로 돌려놓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개혁세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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