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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보 겨누는 ‘진보 논객’ 진중권 前 동양대 교수
“文 대통령 지지율은 ‘허상’”

진보를 가장 매섭게 찌르는 대표적 진보 논객. 문재인 정부와 여권에 대한 분노를 구태여 돌려 표현하길 거부하는 독설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금 왼쪽에 서서 가장 거칠게 왼쪽을 공격하는 저격수다. 그의 입에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파시즘’ ‘적폐 세력’으로 규정하는 말이 나올 줄 과거에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불과 1~2년 만에 동지에서 적이 된 그의 비판에 진보는 당황하고 보수는 연일 반갑게 호응하고 있다. 보수정당은 이제 그에게 보수정치의 미래를 묻기도 한다. 진 전 교수가 이처럼 극적으로 변화한 가장 큰 계기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조국 사태’였다. “나랑 같은 곳을 보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사실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내가 잘못 봤구나’ ‘철이 없었구나’ 그때 느꼈다.” 6월10일 시사저널과 만난 진 전 교수는 100분여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여야 모두를 향해 쓴소리를 토해 냈다. “조국 사태를 비롯해 지금 문제가 된 모든 비리는 민주당에서 나온 것”이라며 민주당과 주변 세력을 “새로운 적폐”로 규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뚜렷한 철학이 없는 ‘의전 대통령’”이라며 비판했다. 야권에 대해선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초반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이었다. 진 전 교수와의 인터뷰를 여야에 대한 평가, 남북관계, 차기 대선 전망 등 주제별로 나눠 문답으로 정리했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文 대통령 성과 없다…친문, ‘노무현’ 이권으로 활용”

민주당을 ‘신적폐 세력’이라는 건 다소 과도한 규정 아닌가.

“‘구(舊)적폐’인 통합당 쪽은 어느 정도 청산이 됐지 않나. 대통령 둘이 구속됐고 사법농단·블랙리스트에 연루된 이들도 재판받고 있다. 근래 문제가 된 모든 비리 사건의 주역은 다 민주당 쪽이었다. 성추행도 몇 년 전엔 ‘성누리당(性+새누리당)’이라며 저쪽을 주로 욕했는데 최근 일어난 모든 성추행 사건은 다 민주당 쪽 사람들이다. 그 외 선거 개입이나 신라젠 문제, 태양광사업 의혹 등등 많다. 적폐청산의 카드는 이제 본인들에게 갖다 대야 할 때다. 옛날 방화범 잡는 것보다 지금 불 지르고 다니는 사람들부터 잡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은가.”

그런 여러 의혹에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여전히 50%를 훨씬 웃돈다. 어떻게 해석하나.

“허상이다. 코로나  지지율이다. 위기엔 본래 지도자 중심으로 뭉친다. 독일 메르켈 총리는 지지율이 80%까지 가기도 하고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도 지지율이 엄청 높다. 코로나가 계속되는 동안은 문 대통령도 높은 지지율이 유지되겠지만 결국엔 허상이다. 사실 이번 정권 들어와서 한 게 없잖나. 문 대통령 자체가 ‘의전 대통령’ 같다. 자기 생각이 있는 분은 아니다. 그냥 탁현민 같은 사람들이 주도해 쇼를 연출하고 ‘울컥’ ‘뭉클’한 신파 코드만 활용한다.”

그래도 역대 대통령들의 집권 4년 차 지지율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높은 수치다.

“운이 참 좋은 분이다.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다. 대선도 사실 촛불 때문에 쉽게 승리했다. 그다음엔 계속 떨어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코로나가 터졌다. 사실 코로나 방역도 이 정권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지난번 메르스 때 미리 많은 경험을 했었던 거고, 또 의료 벤처들이 있어서 신속하게 키트도 개발될 수 있었던 거다. 그런데 이걸 두고 지금 K방역이라고 좀 심하게 ‘국뽕’에 빠져 있는 것 같다.”

‘노무현 정신’을 자주 언급하며 ‘현 정권이 이 정신을 잃어버렸다’고 평가했다. 이유가 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보면 문제의식도 정치철학도 뚜렷하다. 그때 노 대통령이 뭐라고 했나. 우리가 정권 한 번 잡는 것보다 선거제를 개혁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걸 민주당은 이번에 위성정당 만들어 무력화시켰다. 황당한 건 그 위성정당 사람들이 노무현의 무덤에 가더라. 사법개혁은 어떤가. 원래는 ‘산 권력이든 죽은 권력이든 똑같은 칼을 대는 게 곧 정의’라는 정신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자신들에 대한 수사는 못 하게 하면서 죽은 권력에만 예리한 칼을 들이대고 있지 않나. 이 두 개혁 모두 실패했는데, 저들은 자신들이 개혁세력이라고 아직도 착각하고 있다. 결국은 노무현이란 브랜드만 남아 친노·친문들의 이권으로 활용되고 있다.”

결국 언행일치가 안 되고 있는 게 문제란 건가.

“그렇다. 옛날에는 이 정도가 되면 창피한 줄 알았다. 그런데 이들은 창피한 줄을 모른다. 당당하다. 아직도 투사이며 전사이고 순결하다. 나라를 과거로 돌려놓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개혁세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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