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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지속될 트로트 열풍, 어디까지 갈까

이제 TV를 틀면 어디서든 트로트 가수들이 나온다. TV조선 《미스터트롯》이 배출한 톱7이 예능가에서 섭외 1순위가 된 지 오래다. 그런데 놀라운 건 이들이 나온 프로그램들이 실제로 시청률이 두 배 가까이 뛰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지난해 《미스트롯》이 화제가 됐을 당시에도 송가인 열풍은 지상파, 케이블, 종편을 구분하지 않았다. 송가인은 TV조선의 《뽕따러 가세》나 《아내의 맛》 등은 물론이고, 여러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이나 토크쇼의 섭외 1순위가 됐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는 송가인 1인에게 집중됐다. 같이 출연했던 톱12의 활동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2탄 격인 《미스터트롯》에서는 결승전에 오른 톱7이 동시다발적으로 방송가를 점령하다시피 했다. 이들은 톱7 완전체로 TV조선 《사랑의 콜센타》에 출연하고 임영웅, 이찬원, 영탁, 장민호를 묶어 《뽕숭아학당》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트롯맨 에프4’로 유닛 활동을 하기도 한다. 톱7이 그룹과 유닛 활동을 동시에 하는, 마치 하나의 아이돌그룹 같은 활동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미스트롯》의 송가인 한 명이 만들었던 신드롬의 일곱 배 효과가 나는 셈이다. 실제로 이들을 섭외한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캐스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JTBC 《아는 형님》과 《뭉쳐야 찬다》 등이 최소 두 배 이상의 시청률 상승 효과를 봤다. 최근 SBS 《미운우리새끼》를 다시 견인하고 있는 인물 역시 올해 44세의 미혼인 장민호다. 이 밖에도 《밥블레스유2》 《77억의 사랑》 《끼리끼리》 《전지적 참견시점》 《불후의 명곡》 등 지상파, 케이블, 종편 할 것 없이 톱7의 활약은 이례적이라 할 정도로 방송 전반에 걸쳐 벌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SBS 예능 프로그램 《트롯신이 떴다》 기자간담회 ⓒSBS
SBS 예능 프로그램 《트롯신이 떴다》 기자간담회 ⓒSBS 제공

‘미스터트롯 열풍’ 트로트 가수 전반으로 확장

이들이 만든 트로트 열풍은 거기서 머물지 않고 트로트 가수들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어 그 영향력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미스터트롯》에 심사위원으로 나왔던 진성, 장윤정은 물론이고 스페셜 심사위원으로 나온 주현미, 남진, 설운도 같은 인물들도 트로트 열풍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SBS 《트롯신이 떴다》는 이들을 캐스팅해 트로트 버스킹으로 주목을 끌었다. 틀면 나오는 트로트 가수들의 전성시대가 생겨난 건 그간 트로트라는 장르가 엄청난 잠재력에도 저평가됐던 것에 대한 반작용이라 볼 수 있다. 《미스터트롯》 톱7은 트로트가 기성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현재도 즐길 수 있는 젊은 장르라는 걸 증명함으로써 보다 폭넓은 세대를 이 열풍 속으로 끌어들였다. 하지만 이런 열풍은 박수만큼 우려 또한 낳고 있다. 너도나도 트로트 트렌드에 쉽게 편승하려 하면서, 자칫 그 과열 양상이 오랜만에 피어난 열기를 금세 소비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나치게 트로트 가수들에 집중되는 이 열풍으로 인해 소외되는 타 장르 또한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트로트 열풍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톱7에 대한 팬덤이 굳건히 만들어져 있는 상황이고 KBS 《트롯전국체전》, MBN 《보이스트롯》 같은 트로트 소재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방송을 앞두고 있어서다. 여기서 배출된 신인들이 모처럼 불어닥친 ‘트로트 훈풍’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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